Magical Mystery Tour/India2008. 5. 16. 10:16
그곳을 운영하는 사람은 파파그루(Papa Guru; 아빠 선생님이란 뜻)와 아들 레디시, 딸 케롯, 그리고 어린 손녀딸이었다. 비지니스는 주로 레디시가 맡아하고 파파그루와 케롯은 레슨과 공연연주를 주로 하는 것 같았다. 딸은 부드러운 인상에 상당한 미인이었는데 말은 한 마디도 안하면서 시따르 연주에서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어 신비한 인상을 풍겼다. 손녀딸 역시도 어린 나이에 상당한 솜씨를 보였다. 따블라를 주로 연주하는 레디시까지 그렇게 넷이서 낮에는 레슨을 하고 저녁 땐 공연을 하는 곳이 트리비니 뮤직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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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나에게 나흘간 시따르를 가르쳐주신 파파그루. 영어를 다 알아듣는 것 같긴 하면서도 대답은 무척 짧게 하고, 레슨중에도 잘한다는 말 외엔 그다지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직접 보여주고 손짓하고 잡아주고 그림으로 그려가며 열씸히도 가르쳐주셨다. 금방 친근감이 생기는 할아버지 외모인데다, 무엇보다 어렸을 때 봤던 만화 '드레곤볼'에 나오는 '거북신선'을 똑 닮아서 더욱 그랬다. 그의 한시간 레슨비용은 100루피. 그돈은 인도사람의 노임치고는 엄청나게 비싼편이다.

시따르 악기까지 하나 주문해놓은 마당에 레슨비 100루피는 좀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도의 모든 곳에서 통하는 흥정을 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주고 싶은 마음에 아무말 하지 않았다. 사실 우리돈으로 치면 그다지 비싸다고 할 수도 없으니까. 그리고 나중에 델리에서 레디시를 다시 만나 그의 이야길 들었을 때, 그땐 되려 흥정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곳에서의 며칠간 내가 의아해하며 느꼈던 것처럼 트리베니는 인도 안에 있지만 인도가 아닌 공간이었다.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