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little thing2010. 4. 16. 00:52
저는 대전에서 태어났고 지금까지의 삶의 2/3 를 거기서 살았습니다. 서울 생활을 시작한 후 사람들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어딘가 안 맞는 사람들의 이분법적 사고를 왕왕 접하곤 했었죠.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은 서울 이외의 지역을 '시골' 이라고 부른다는 것, 그리고 거꾸로 저처럼 서울이 아닌 곳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서울사람들에게 자신을 '촌놈'이라고 부르곤 한다는 겁니다. 인구수 백만에서 삼백만이 넘는 광역시의 시민들 조차도 서울쥐들 앞에선 자타공인으로 시골쥐가 되버리곤 하죠. 일반 도시나 면, 읍 단위 지역민들은 뭐라고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5천만명에서 약간 모자라는 대한민국 인구 통계로 보면, 1천만을 살짝 넘긴 서울 인구를 뺀 나머지 4천만명이 시골에 살고있는 샘입니다.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이 1 대 4 정도의 비율이라고 보면 그럴듯해보이기도 한데, 서울과 그 나머지 지역으로 구분한다고 생각하면 인구분포 만큼이나 지역 발전의 불균형을 생각해보게 되죠.

그런데 한편 그 반대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타지역 사람들에 비해 얼마나 촌스럽게 살고 있는지를 말이죠. 커다란 백화점이나 마트가 가까이에 있고, 밤 늦게까지 불켜진 유흥가들이 즐비해있으며, 사람들은 하늘로 솟아 오르며 몸을 누이고 자동차들은 땅 솎으로 파묻고 사는 게 도시적인 삶일까요? 좁은 땅에서 디디고 있는 자리를 보전하기에 급급해서 가족들과 보낼 시간적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의 삶이 도시적 삶의 정의가 될 수 있을까요?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어도 매일 같은 출발지와 도착지를 똑같은 코스로만 오가는 메트로 시티 라이프만이 서울쥐들의 도시적 기준인 건가요?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 나머지 4천만명이 어떤진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1천만명은 촌스럽습니다.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