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 대해서 조사해야 했던 까닭은 마드리드에서 바로셀로나로 갈 항공편 때문이었다. 내가 발권한 대한항공 항공편이 마드리드에 밤 9시 40분에 도착하기 때문에, 처음엔 도착 직후 바로셀로나로 트렌스퍼 할 항공편과 바로셀로나에 도착해서 첫날밤을 보낼 숙박까지 예약하고 싶었다. 그런데 도메스틱 항공편을 여러가지 알아봤지만 밤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도메스틱 항공편이 드문데다가 있더라도 대한항공편 도착시간과 불과 한시간여의 여유밖에 없어서 불안하더라. 비행기가 연착하지 않는다는 가정과 짐을 체크인 안하고 비행기에 들고탄다고 하더라도 입국 수속도 해야하고 도메스틱 항공편에 체크인도 해야하는데 한시간 정도는 무척 불안한 시간일 수밖에. 게다가 혹시 국제선과 국내선 공항이 구분되어있다거나 터미널 거리가 멀거나 하면 어쩌나 하는 치밀한 구상까지 하다보니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아봐야 했다.

Madrid Barajas Airport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공항엔 T1, T2, T3 터미널이 있고 2006년에 T4 와 T4S(satellite) 가 새로 열렸다.

T4 터미널로의 트랜스퍼

대부분의 국제선은 T1, T2, T3 에서 이착륙하고, 도메스틱의 경우 T4 를 이용한다. 대한항공을 포함한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도 T1 에서 이착륙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경유선을 포함한 스페인에 가는 거의 모든 항공편이 T2 를 이용한다. 일본항공과 British Airways 는 T4 를 이용하는데 일본과 영국을 경유하는 경유노선 항공편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바로셀로나로 갈 수 있는 도메스틱의 경우 Spainair(T3) 와 Air Europa(T2) 를 제외하고 Vueling, Iberia 등 모두 T4 에서 이착륙하더라. 그런데 Spainair 와 Air Europa 모두 바로셀로나로 가는 항공편이 내가 도착하는 시간 이전이어서 결국 난 T2 에 내려서 T4 로 가는 수밖에 없다. T4에서 출발하는 Iberia 가 11시경에 바로셀로나로 출발하는 노선을 갖고 있던데, 그렇다면 과연 T2 에서 T4 까지 1시간여의 여유만 가지고 트랜스퍼를 할 수 있을까?

 T4 와 T4S 가 2.5km 거리라는데, T1, T2, T3 는 지도를 보고 어림잡아도 T4까지 3.5km 는 되어보인다. 걸어가는 길이 있을리도 없지만 걸을 생각하는 것 조차도 우스우니 분명 두 곳을 연결하는 교통편이 있기 마련. 최근엔 T2까지만 운행하던 Line 8 지하철노선이 T4 에서도 서게 됐다고 하지만 지하철은 미련한 수단일 것 같고, 알아보니 3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버스가 T1, T2, T3 와 T4 사이를 운행한단다. 그렇다면 내 비행기가 연착하지만 않고 마드리드에서 입국수속 하는데 많이 지연되지만 않았을 경우 부랴부랴 T4 로 가서 Iberia 를 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환불도 안되는 도메스틱 항공편을 덥썩 사버리는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아서 결국 포기했다. 그리고 다행히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나는 Vueling 이 있더라, 그것도 싼 값에. 그럼 한밤에 T2 에 내려서 다음날 아침까지 뭘 하지?

바라하스 공항에 잘 곳이 있나?

작년에 인도에 가는 싱가폴 경유편 비행기를 탔을 때 싱가폴공항에서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게 됐는데, 식사와 샤워, 그리고 숙박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 숙박을 위한 시설은 아니었지만 잠깐 몸을 쉬게 하기에 충분했는데 엄청난 규모의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 설마 그런 시설이 없을까? 마드리드 공항에 공항 호텔이 있다손치더라도 비싸서 이용하지 않겠지만 일단 호텔이 없으므로 트랜스퍼를 위해 호텔 라운지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일듯.

공항 VIP 라운지는 T1, T2, T4, T4S 에 걸쳐 여러개가 있지만 특정 항공사 이용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거나 유럽 노선 이용자는 불가능하다는 등의 제약조건이 있는듯. 게다가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나 샤워시설이 되어있는지도 인터넷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냥 일단 가보는 거지 뭐.

새로 지은 T4 터미널이 1천 평방킬로미터나 되고 06년에 Stirling Prize (영국의 건축상이란다) 를 수상했다니 일단 T4 로 가서 사람 별로 없는 시간에 사진도 찍고 구경하다 라운지 찾아가봐서 잘 수 있다고 하고 가격도 적당하면 몸 좀 쉬게 하고, 안되면 Vueling 창구 대기용 의자에 가서 쪼그리고 자면 될 일이다.

Madrid Barajas Airport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