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al Mystery Tour2009.02.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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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varez Quintero거리의 Cafe Catunambu

작은 에스프레소 잔에 담긴 진한 쪼꼴라떼Chocolate와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츄로스Churros 인 것 같습니다. 퐁듀 따위를 좋아하는 사람은 어쩌면 딸기나 바나나, 혹은 아이스크림을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다른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기호 같은 거겠죠.

쪼꼴라떼와 츄로스는 적어도 스페인어에서 한 단어로 읽어야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쪼꼴라떼 이 츄로스'(Chocolate Y Churros) 라고 한 번에 발음하는 거죠. 쪼꼴라떼는 츄로스를 찍어먹는 소스라고 여겨질만큼 이 둘은 붙어다니는 음식입니다. '핫도그와 케챱' 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항상 핫도그엔 케챱이 발라져 있는 게 당연한 것처럼, '씨리얼' 하면 당연히 우유에 말아져 있는 걸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고 이 말에서 쪼꼴라떼는 영어에서처럼 느끼하게 '촤커릿' 하지 말고 원색적으로 아주 찐하게 '쪼꼴라떼' 라고 해야 그 맛에 더 어울리는 진한 느낌이 들고, 뒤에 '츄로스' 역시도 단 맛 때문에 입 안에서 흥건히 고였던 침을 걸쭉하고 길쭉하게 떨어뜨릴 것처럼 발음해야 그 맛이 느껴질 것만 같네요.


물론 몇 번 먹어보지도 못한 여행자가 그렇게 말하기에는 서투른 감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 이젠 길에서도 흔히 파는 바나나를 못 먹어본 동네 아이들 앞에서 어쩌다 한 개쯤 먹어본 바나나의 황홀한 맛을 침흘려가며 설명하는 꼴입니다. 더욱이 '쪼꼬라떼 이 츄로스'가 이미 생활 문화의 일부인 스페인이나 멕시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아주 흔해진 바나나에 아무런 신비감도 없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바나나 이야길 하는 격일 수도 있겠고요. 물론 그들이 이 글을 읽을 리는 없지만. 하지만 어딜 가나 잠깐동안의 훌륭한 휴식을 주는 이 간식꺼리는 익숙해져서 지루해지거나 흔하디 흔한 재미 없는 것이 되버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 스페인어 선생님이었던 바로셀로나 출신의 따이스Thais와 음식 이야기를 하면서 '쪼꼬라떼 이 츄로스' 이야길 꺼냈을 때 그녀가 침을 꼴까닥 하고 삼키며 향수에 젖은 표정을 보여줬던 걸 보면 정말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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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선 어디에서나 쪼꼴라떼를 파는 곳에서 츄로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함께 묶어 파는 건 너무 당연하고 간단한 아침식사 대용으로도 먹곤 하죠. 밀가루 도우를 별모양의 사출기로 뽑아낸 후 튀겨서 겉에 설탕을 묻혀서 내는데 어찌보면 차라리 설탕 도우넛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스페인의 츄로스는 프랑스나 포르투갈 등의 인접국가에도 퍼졌고 미국이나 남미, 특히 케리비안 해에 인접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쿠바나 멕시코 등지에 퍼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해본 멕시코의 츄로스는 우리나라의 계란빵이나 붕어빵처럼 가판대에서 팔거나 혹은 빵집에서 팔지만, 까페에서 파는 건 보질 못했습니다. 물론 있긴 하겠지만 쉽게 접해지지 않았던 건 그걸 대하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는 한 거죠. 그리고 그곳에선 쪼꼴라떼와 츄로스가 서로 따라다니는 세트가 아닌 것도 차이점입니다. 멕시코의 츄로스는 안에 카라멜 시럽이 들어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극장에서 파는 카레멜 시럽이 들어있는 츄로스는 멕시코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단 맛을 위해 쪼꼴라떼에 찍어먹을 필요가 없고 그래서인지 함께 세트로 파는 게 일반적이지도 않지요. 더욱이 쪼꼴라떼 하면 우유보다는 물에 타서 나오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멕시코에서는 그것이 츄로스의 단 맛을 더해줄만큼 달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멕시코의 길거리 음식 같은 츄로스 보다는 까페의 의자에 앉아서 즐기는 휴식같은 스페인의 그것을 더 좋아합니다.
Posted by Lyle
Magical Mystery Tour2009.01.0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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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Gallos 는 스페인 세비야에서 가장 유명한 플라맹고 공연 이름입니다. Gallo 는 영어로 tough guy, macho 등의 의미로 Los Gallos 는 '정렬적인 친구들' 정도로 보면 되잖을까 싶네요.

산타크루즈광장(Plaza de Santa Cruz)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 중 남서 방향의 모서리에서 입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단체손님들이 한꺼번에 뭉텅이로 표를 사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낮에 지나면서 표를 미리 예약하는 게 좋습니다. 또 예약하면서는 좌석지정이 되지 않는데, 단체손님의 경우 좌석을 지정해서 주기도 하므로 좋은 좌석을 차지하고 싶으면 공연시간보다 '최소한' 30분은 일찍가야 할껍니다.

산타크루즈 광장은 알카자르Alcazar 가는 길에 거치기 쉽기 때문에 한낮에 알카자르를 찾아가면서 표를 예약하고 또 길도 익힌 후에 밤에 공연 시작시간 1시간 전에 출발하는 길 권하고 싶네요.

공연입장료에 맥주Cerveza, 레드와인Vino Tinto, 상그리아sangria 셋 중 한 잔이 포함되어 있는데 절대로 레드와인은 피하세요. 상그리아는 본디 상한 와인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다니 상관 없지만, 정말 시고 떫은 레드와인이 나옵니다.
 
이 음악은 Vince Mendoza 가 지휘한 플라맹고 곡이긴 하지만 Los Gallos 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과는 다릅니다. 가수의 창법과 분위기가 닮았기 때문에 링크했네요.
Posted by Lyle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

그런데 간혹 여행이 끝난 후에 그이상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여행중에 본 것들이 사전 공부가 되고, 거꾸로 여행이 끝난 후에 그것을 확인하는 경험 또한 특별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 게 있다면 여행이 끝났어도 여행이 끝나지 않은 듯한 여운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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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까르모나에서 꼬르도바를 향해 가던 버스 안에서 만난 언덕 위의 거대한 "소"가 그랬습니다. 안달루시아에서 비롯된 유명한 투우 경기를 상징하는 조형물이었지만, 별로 꾸미지도 않고 크기만 큰 소 한마리가 저리도 황량한 벌판 위에, 낮게 떠가는 구름의 그림자 아래서 쉬고 있던 그모습은 정말 기억에 남을만큼 인상적이었죠. 관광버스가 아니었기에 사진찍으라고 내려주지 않아서 찍은 사진이 좀 엉망이긴 하지만 그 느낌만은 생생하고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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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약간의 시간이 지난 어느날 저는 "나스" 라는 일본 에니메이션을 보게 되었고 거기서 그 소를 다시 한 번 만나게 됩니다. 안달루시아 지방이 고향인 주인공이 "Vuelta ciclista a Espana" 라는 스페인의 유명한 사이클경기 도중에 그 소를 만나게 되고, 그 소와의 조우는 주인공에게 어떤 무덤덤한 터닝포인트가 되죠. 그리고 에니메이션에서가 아닌 실제 Vuelta ciclista a Espana 경기사진 속에서 또다시 그 소를 만났을 땐 끝난줄 알았던 제 스페인 여행은 다시 즐길 수 있는 여운으로 되살아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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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무지 저 소의 정체를 알 수가 없군요. 저렇게 커다랗게 눈에 띄는 것이 에니메이션에까지 나왔다면 분명 이름이 있는 명물일 것 같은데 아무리 검색해봐도 나오질 않아요.
Posted by Lyle
먹기 싫어서 피해다니지 않는 한 스페인 여행 중에 와인을 안 마신다는 건 아마 불가능에 가깝잖을까요? 우리나라 식당에서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물은 주지만 미네럴워터를 사마셔야 하는 그곳에서는 주문할 때마다 물/맥주/와인 셋 중 하나는 시켜야 합니다. (목마름을 참겠다면 주문 안해도 되겠지요.) 이 때 물을 시키자니 왠지 손해보는 느낌일테고, 맥주는 거의 시장을 통일하다 시피한 듯한 Cruzcampo 맥주가 지겨워질 때가 있을꺼고, 그렇다면 와인을 한번쯤 선택하게 되겠죠. 혹은 바에서 샹그리야를 주문하므로써 와인을 마시게 될껍니다.

저는 지난 스페인 여행중 거의 매일 하루 한 병 혹은 반 병(375ml 병)의 와인을 마셨습니다. 음료수 사러 들어간 가게에서 한국에선 사먹기엔 약간 부담스러운 고급 와인들이 무슨 간장병들처럼 선반 위에 놓여있더란 말이죠. 게다가 너무 착한 가격테그까지 달고서 말입니다. 한국에서 같으면 멋찐 와인냉장고에 들어있거나 와인셀러에 보관되어있을 그런 빈티지의 와인들도 아무렇지 않게 "나 그냥 음료수야!" 하면서 진열장에 서있었습니다. 그걸 보고서 어떻게 안 사마실 수가 있을까요? 게다가 아주 보편적인 와인들, 예들들면 Marques de Caceras 나 Marques de Riscal 같은 것들은 375ml 짜리 작은 병으로도 팔아서 부담없이 사마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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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의 어느 마트에 진열된 와인 사진. 그중에 홈플러스에서 살 수 있는 Marques de Caceres Crianza 2003 입니다. 집에서 사마시던 걸 여기서 보니까 더 반갑더군요. 그런데 저 가격을 보세요. 한국 할인마트 가격의 1/3. 하지만 안샀습니다. 처음 보는 와인들도 널렸는데 굳이 저걸 살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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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면 750ml 짜리로 착각할 수 있지만 375ml 짜리 병입니다. 가격은 750ml 와 용량대비 비싸지만 혼자서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죠.


어느정도 와인이 쌀꺼라고 예상했기에 출발 전에 와인오프너도 챙겨갔지만 그정도로 풍부하고 부담없는 가격일꺼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그덕에 거의 매일밤 취해서 잔 것 같네요. 와인 즐기는 분들은 잔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오프너는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L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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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 Planet Spain 에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괜찮은 호스텔 중 하나로 Cat's Hostel 을 꼽고 있습니다. 단지 소개하는 것 이상으로 "author's choice" 로 선정하여 깔금한 시설과 멋찐 인테리어에 대해 상당히 매력적으로 소개해놓고 있죠. 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좋게 나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관광객들에게 마드리드의 숙소로 Cat's Hostel 을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소개된 것과 달리 열악한 시설?

실제로 호스텔 홈페이지(http://www.catshostel.com)나 Lonely Planet 에 소개된 만큼 시설이 깔금하지도 않습니다. 시설 또는 인테리어가 모던하기는 하지만 사람들 손을 많이 탄 시설들이 보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부분들이 쉽게 발견되더군요. 예를 들어 제가 묵었던 도미토리룸의 방 문은 전자열쇠를 아무리 가져다대어도 열리질 않아서 들고 날 때마다 귀찮았습니다. 그리고 화장실도 고장나있거나 지저분하게 사용된 채 치워지지 않은 오물들이 많이 보였고, 샤워부스 또한 비좁고 시설이 열악해서 옷을 벗어놓을 곳도 마땅치 않고 샤워중에 샴푸나 비누를 거치할 곳도 없습니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시설 사진은 보기 좋은 모습으로 찍혔을 뿐 실제와는 다릅니다.

부엌을 쓸 수 없다.

호스텔에 부엌이 없습니다. 따라서 취사가 불가능하죠. 취사를 꼭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밖에서 사가지고 온 와인이나 음료 또는 과일 따위를 잘라먹을 수조차 없는 호스텔은 사실상 그냥 잠자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죠.

유학생들을 위한 임시 숙소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Backpacker 들이 아니었습니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 그들의 옷차림이었고 또 많은 이들이 노트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일부러 몇몇에게 물어보기도 했는데 정말 꽤 많은 이들이 유학을 와서 숙소를 구하거나 방학을 이용해 잠시 체류중이지 관광에 관심이 있거나 하질 않더군요. 호스텔에서 만난 Backpacker 들간에 단골 질문인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 라는 질문이 통하질 않는 곳입니다. 게다가 투숙자들도 엄청 많아서 다른 여행자들을 위한 호스텔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매일매일 낯선 느낌이 들더군요. 또 리셉셔니스트들이 무척 불친절하고 딱딱하기까지 하니 절대 여행자들의 안락한 숙소는 못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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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서 벌어지는 이벤트와 로비 인테리어는 Cool

그럼에도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하 바에서 벌어지는 공연 이벤트는 참 괜찮더군요. 하지만 서양 애들 사이에서 어울리는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죠. 특히 저처럼 동행 없이 여행다니는 사람에겐 더욱 그렇고요. 또한 내부로 들어섰을 때 바로 보이는 로비의 인테리어는 무척 인상적입니다. 스페인 곳곳을 돌아다니다보면 건물이나 플라자등에서 여러번 볼 수 있는 가운데 분수가 있는 양식인데 잘은 모르지만 옛 이슬람 문화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 그런 분위기를 자아내죠.

Posted by Lyle
T4터미널 천정

9월22일 자정경에 바라하스 공항 T2 터미널에 내렸습니다. 공항에 비행기가 내릴무렵 비가 오기 시작했는데 그 때문에 짐이 다 젖었고 또 기대와 달리 형편없는 시설이었던 T2 터미널의 천정에서 물이 새기까지 하더군요. 출발 전엔 T4 사진만 봤기 때문에 설마 같은 바라하스 공항의 T2 가 그정도일 줄은...

그날의 계획은 공항에서 노숙을 한 후 아침 일찍 부엘링으로 갈아타고 바로셀로나로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를 위해 한국에서 마드리드 도착 직후의 계획을 생각해놓은 것들은 아래 순서였죠.

  1. T2 에서 T4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 타기
  2. consigna(코인라커) 찾아 짐 맡기기
  3. 적당히 비비고 누울 자리 찾기


T2 에서 T4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 타기
 
스페인의 방향표지판은 한국의 그것과 방향표시하는 방식이 조금 달르더군요. 정확한 차이를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가라는 표시는 화살표가 위를 향해있는데 스페인의 그것은 화살표가 아래를 향해 있습니다. 천정에 매달려 있는 화살표이니 화살표를 올려다 봤을 때 아래를 향한 화살표가 '전진'을 의미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선 그렇게 표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무척 헷갈리더군요. 방향표시의 혼돈은 그 이후로 지하철 역이나 기차역등에서 계속 격어야 했습니다.

여하튼 그런 이유로 방향표시판을 따라가다가 계속 헤매게 되었고 결국 짧은 스페인어로 물어물어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Donde puedo tomar el autobus para terminal T4?"
("돈데 뿌에도 토마르 엘 아우토부스 빠라 떼르미날 떼 꽈뜨로?")

질문은 이렇게 하겠는데 마구마구 빠르게 대답해버리기 때문에 도망치듯 빠져나오다보니 버스타는 곳을 찾게 되었죠. 그래서 어디로 찾아갔었는지 알 수가 없네요. 짐 찾은 곳에서 계단 하나 타고 윗층으로 올라갔던 기억 밖에 안납니다. 하여튼 셔틀은 무료가 맞았고, 왠지 지나쳤을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낄만큼 오래 타고 있으면 T4까지 당도하게 되더군요.


consigna 찾아 짐 맡기기

T4 에서 consigna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워낙 터미널이 큰데다 표지판 인지에 대한 문화적 차이까지 알게 되니 그럴 수 밖에요. 터미널에 들어가면 곳곳에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가장 아래층으로 타고 내려가면 한쪽 끝에는 지하철을 타는 곳이 나오고 반대편 끝에는 AVIS 등의 랜트카 접수창구들이 보입니다. 랜트카 접수창구쪽에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 올라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의 오른쪽 방향으로 끝까지 가면 그곳에 외진 곳에 consigna 가 숨겨져 있더군요. 대충 이 설명으로 방향 인지가 된다면 굳이 최하층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한 층 올라올 필요는 없습니다.

코인라커 입구

코인라커 입구 Xray검색대


스페인의 모든 consigna 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공항의 consigna 는 반드시 엑스레이를 통과해야 짐을 맡겨줍니다. 여권도 제시해야 하고요. 자정이 좀 안된 시간에 들어갔지만 사진 속에 관리하는 아저씨가 친절하게도 이용시간을 알려주시더군요. 자정인 12시부터 요금이 카운트 되기 때문에 제가 찾아갔던 시간에 짐을 맡기면 요금을 두배로 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밖의 밴치에 앉아서 자정이 되기까지 기다렸죠.



적당히 비비고 누울 자리 찾기


노숙했던 그자리

노숙했던 그자리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서 노숙을 합니다. 그러니 눈치볼 필요는 없겠고 단지 좀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노숙하는 것이 관건이죠. 저는 너무 자리르 찾다가 그만 봐뒀던 자리를 빼앗겨서 말 그대로 맨바닥에서 잤습니다. 대한항공 담요를 훔쳐갖고 나오지 않았더라면 입 돌아갈뻔했지요.

제가 죄다 돌아다녀봤지만 공항에 설치된 모든 밴치들은 팔걸이가 설치되어있어서 옆으로 누울 수 있게 되어있질 않습니다. 아마 노숙을 방지하기 위해 그리 해놓은 것 같더군요. 따라서 의자에서 누워잘 생각으로 찾아다니는 건 시간 낭비고요, 대신 영업을 끝냈음에도 셔터가 내려가지 않는 까페가 있는데 그곳에 가면 벽에 붙어있는 의자가 폭신하고 옆으로 누울 수 있도록 되어있지요. 게다가 조명에 가려져있어서 잠들기도 좋고요. 제가 뺏긴 자리도 바로 까페 자리었습니다. 그곳이 최고의 명당이니 발견 즉시 누우세요. 그냥 길바닥에서 노숙하면 조명도 밝은데다가 바닥도 차고 또 청소차 등이 계속 돌아다녀서 숙면은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단체 배낭객들은 그것도 낭만이랍시고 즐기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죠. 그렇게 비비고 누울꺼면 consigna 에 짐을 맡길 필요는 없더군요. 베고 누우면 되니까요. 또 어떤 배낭여행객의 경우 엄청 큰 배낭을 쿠션삼아 그 위에 누워 자기도 합니다.

Posted by Lyle

요샌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90년대에 '라미레즈'란 이름은 클래식기타 애호가들의 로망이었습니다. 비유하자면 카메라의 '라이카' 고, 허리띠의(?) '구찌' 또는 자동차의 '벤츠' 같은 거죠. 한번쯤 써보고 싶은 그런 것. 저역시 그런 라미레즈 기타를 스승님께서 물려주셔서 써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추어인 주제에 악기를 물려받았다는 말을 쓰는 게 어울리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선생님으로부터 샀기 때문에 물려받았다고 하는 건 사실이 아니죠. 하지만 돈주고 샀다고 말하기보다 차라리 공짜로 받은 것처럼 '물려받았다' 라고 말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을만큼, 좋은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악기를 얻었습니다.)

Jose Ramirez 는 1880년대부터 4대째 클래식기타를 제작하고 있는데, 95년에 Jose Ramirez IV 세가 죽으면서 여동생 Amalia 가 공방의 운영을 이어오고 있지만 사실상 기타제작가문으로써의 명맥은 끊어졌습니다. 하지만 4대째 이어온 기타제작의 노하우는 오랜 세월동안 라미레즈의 이름을 갖은자 말고도 여러 훌륭한 제작자들을 교육시켰기 때문에 Ramirez 라는 이름은 이미 그 이름 안에서만 의미가 한정되는 그런 이름이 아닌 거죠. 이미 많은 프로연주자들을 통해 널리 알려진 기타 제작자인 Ignacio Fleta 나 Paulino Bernabe, Manuel Contreras 등도 과거 Jose Ramirez 공방의 종업원들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있는 악기를 사용했던 사람으로써 마드리드에 있는 동안 Jose Ramirez 샵을 찾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스페인을 떠나는 당일날 살짝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했던 6시무렵에 지도를 보고 찾아낸 Calle de la Paz 에서 Jose Ramirez 라고 적힌 샵을 발견할 수 있었죠. 스페인에서 찾아낸 그 어떤 곳만큼이나 참 반갑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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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 Ramirez 기타샵. 창문에 비친 내모습도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데스크에서 한 여자분이 절 맞았습니다. 론리플래닛 가이드북에 찾아가볼만한 곳으로도 나왔기 때문에 여타 다른 관광지에서 절 대하듯 할꺼라고 너무 당연하게 짐작했던 걸까요. 그 데스크의 여자분은 저를 그냥 일반 가게의 점원들이 하듯 대하더군요. 저는 갑짜기 관광객에서 샵에 찾아온 손님으로 저를 바꿔야 했기 때문에 약간은 당황해하며 그녀에게 물어봤습니다.

기타 박물관은 어디있나요?
론리플래닛에서는 기타샵에 기타 박물관이 함께 있다고 나와있었죠. 그녀는 지금 안에서 일 때문에 바쁘기 때문에 내일 다시 오면 볼 수 있을 꺼라고 떠듬거리는 영어로 대답해줬습니다. 보이진 않았지만 문 하나 열고 들어갈 수 있는 내부에서는 여러사람이 열띠게 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래서 저역시 떠듬거리는 스페인어와 영어를 섞어서 다시 말해줬죠.

사실 저는 내일 제 나라로 돌아갑니다. 제가 라미레즈 기타를 사용했었기 때문에 꼭 방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찾아왔으니 여기 주변이라도 구경하고 가겠습니다. 사진 찍어도 될까요?

그녀는 약간 미안한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문제 없다며 사진찍는 것도 허락해줬습니다. 사실 제가 들어선 샵 내부는 그다지 넓지 않아서 별로 볼 게 없었죠. 그래도 제가 서있는 곳이 Jose Ramirez 기타샵이고, 진열되어있는 악기들이 제가 썼던 악기처럼 기타리스트들에게 전달되기 전의 진열된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그곳에 서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느낌이 좋았습니다.

조금 있으려니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 뭔가를 이야기하더군요. 느낌상 저라는 손님이 찾아왔음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죠. 아니나다를까 그녀가 나와서는 환하게 웃으며 이제 들어가서 구경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안에서 제가 찾아온 경위에 대해 설명했나봅니다. 그런데 참으로 미안했던 것이 안에서 일 관계로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저대신 밖으로 나와서 이야길 계속 했고 저는 그들을 몰아내고 안쪽으로 들어가 진열된 오래된 기타들을 구경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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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박물관


론리플래닛에 'guitar museum' 이라고 적혀있어서 대단한 걸 기대했었던 것 같은데 사실 기타박물관이란 것은 사진에 보이는 왼편 진열장 안에 있는 기타들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현대 기타의 모델이며 기타의 스트라디바리라고 불리는 토레스의 악기부터 시작해서 여러 형태의 기타들이 Jose Ramirez 계보에 있는 악기들과 함께 진열되어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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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 Ramirez 가 만든 LUTE

다시 밖으로 나왔더니 저 때문에 밖으로 나와준 사람들이 여전히 뭔가를 열씸히 토의하는 중이더군요. 사진 속의 할아버지가 Jose Ramirez 3세거나 혹은 4세였으면 얼마나 반갑겠습니까만 그들은 이미 95년과 2000년에 타계했습니다.

뭔가 기념이 될만한 걸 사가고 싶었지만 악기와 몇가지 악세서리 말고는 그럴만한 게 없더군요. 데스크에서 홍보용 책자와 카탈로그 하나씩을 집어들고 아주 조용히 인사하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습니다.
Posted by Lyle

각종 여행기를 찾아보면 사람들의 마드리드에 대한 반응은 "기대와 다르게 볼 게 없었다" 인 것 같습니다. 새로 개봉한 "본 얼티메이텀" 을 보면 제이슨 본이 마드리드에서 방황하며 쌈질을 일삼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거기서 마드리드 시가지를 미리 봤지만 정말 그냥 삭막한 도시의 모습이더군요. 어쩌면 정말 바로셀로나만큼 기대했다가는 실망이 더 클 것 같은 생각을 미리 하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어요.

밤시간 활용

그래서들 그런지 똘레도나 세고비야 일정을 넣어서 마드리드를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전 마드리드가 이번 여행일정 중에서 가장 기대됩니다. 왜냐면 밤에 갈 곳이 있기 때문이죠. 바로셀로나나 기타 다른 곳에서도 그지방의 밤문화가 활발하여 동참할 수 있다면야 마드리드가 더 특별할 게 없겠지만 다른 곳에 비해 마드리드가 저에게 더 특별한 건 그곳에 Calle 54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빔 벤더스 감독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많이들 보셨을꺼에요. 그 다음해에 나온 영화로 스페인의 페르디난도 뜨루에바 감독이 만든 "까예(Calle)54" 가 있습니다. 상당히 호평받은 라틴재즈 다큐영화로 저도 이번 여행준비를 하면서 알게 되어 구해다 봤지요. (영화 관련 정보는 제 블로그에...) 뜨루에바 감독이 영화 개봉 후에 마드리드에 만든 라틴재즈클럽이 바로 Calle 54(http://calle54.net) 죠. 그밖에도 Cafe Central 이나 Cafe Populart (http://www.populart.es) 도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저역시 마찬가지지만 여행중에는 early bird 가 되기 위해서 일찍 숙소에 들어가 쉬고 다음날 일찍 일정을 시작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스페인에서는 일찍 일어나봐야 별로 할 것도 없어요. 그러니 취향에 맞는 뮤직바들을 찾아다니면서 새벽까지 노는 것도 훌륭한 경험이 되잖을까 싶네요.

가이드북의 한계

배낭여행의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이드북에 의존한다는 건데, 가이드북에 나오는 정보는 어딘가에 찾아가는 방법 이외는 사실 없죠. 패키지 여행자들은 뭔가 엑티비티도 있고 유적지를 봐도 가이드가 따라붙기 때문에 배낭여행자들이 여행지를 대하는 태도와 좀 다른데, 배낭여행자들은 어딘가에 찾아가서 "나 여기 갔다" 하고 그 앞에서 증빙사진 한 장 찍고 훌쩍 다음 목적지로 가버리는 걸 자주 봅니다. 그런식으로 여행을 압축해서 몸 부서지만큼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내고는 뿌듯해하지만 돌아와서 남는 전 다녀왔다는 증빙사진 말고는 없는 거죠. 사실 그건 여행이기도 하지만 탐험에 가깝습니다. traveling 보다 exploring 이죠. 그걸 더 즐긴다면야 모를까...

여행 인프라가 발달된 나라에서는 지방마다 다양한 투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 작게는 박물관이나 유적 단위로도 투어가 있죠. 만약 마드리드에서 똘레도나 세고비아에 간다면 가이드북에 있는 "그곳에 가는 법" 따위에 의존해서 차표 사서 돌아다니지 말고 현지에서 "guided tour" 를 예약해서 다녀오는 게 좋습니다. 설사 직접 트랜스퍼를 예약해서 도착했다해도 똘레도등에 도착하면 투어를 찾는 게 더 이롭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그러느니 트랜스퍼까지 포함된 투어를 예약하는 게 더 영양가 있겠죠.

언젠가 인도의 아잔타석굴에 갔을 때 현지 가이드를 입구에서 사서 들어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전까지는 그런 가이드들이 100루피네, 200루피라네 하면서 달려들면 호객하는 것 같아서 인상쓰고 지나쳤더랬죠. 그런데 정말 가이드를 안샀더라면 다른 유적지들처럼 아잔타석굴역시 탐험목적지에 불과해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충분한 가치가 있었죠.

그런 현지 투어들은 관광지 앞에서도 구할 수 있고 혹은 숙소에서도 부킹할 수 있습니다. 어떤 건 픽업까지 오는 경우도 있고 bus tour 나 bike tour 등은 피크닉 식사까지 포함되어있는 경우도 있죠. 실제 해외 관광객들은 그런 투어들을 십분 활용하더군요. 유독 한국관광객들만 헝그리하게 탐험정신으로 다니곤 하는 것처럼 보여요. 일본인 관광객들만해도 여행목적지의 관광청 사무실에 가보면 왕왕 보이는데 한국인 관광객들은 가이드북하나 들고 용감해지는 것만이 배낭여행으로 생각하죠. 물론 투어 않하는 해외 배낭족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다른게 있다면 그들은 장기 여행을 하면서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하면서 여유있게 다닌다는 거죠.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서점에서 책 찾아보거나 숙소에서 인터넷 통해 관광지에 대해 공부를 하곤하지만 우리는 현지 서점에 가도 읽을 게 별로 없고, 또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게다가 슬프게도 회사에서 짜를려고 칼들고 있기 때문에 얼렁얼렁 돌아다니기에 바쁩니다. 그러니 어느 여유에 서점을 가고 인터넷을 찾겠어요. 그렇다면 정말 현지 가이드가 해답이되잖을까요?

말이 길어졌는데, 마드리드에는 예뻐서 감동할만한 뭔가는 별로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 라는 말의 뜻처럼 뭔가를 알려줄 가이드를 찾거나 사전에 관광지에 대한 공부를 충분히 해두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시 반복해서 말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 라는 말을 "찾아갈 곳을 많이 알아야한다" 고 착각하는 탐험가가 되지 말고, 마요르 광장 옆에 붙어있는 건물들에 어떤 사연이 있고 왜 저런 모양인지를 알고가는 것이 마드리드를 더 보람차게 여행하는 길일겁니다.

미술관

마지막으로 박물관과 미술관입니다. 이건 개인적인 취향인데요, 약 6년쯤 전에 한국에서 피카소전이 열렸더랬습니다. 그후에도 열렸겠지만 그때처럼 큰 규모로 열렸던 적이 없죠. 전 그 때 게르니카 앞에서 울뻔했습니다. 그때의 게르니카는 세계를 순회공연다니고 있는 3개의 모작품 중 하나였지만 그래도 무언가에 압도되어 울컥했던 기억이 잊혀지질 않네요. 그 후로, 지금의 국립중앙박물관이 신축되기 직전에 찾아갔던 옛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반가사유상을 보고 또한 번 울컥했더랬는데... 그보다 더 강렬한 감동을 마드리드에 있는 레이나 소피나 미술관에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곳의 2층 6번방에 게르니카 원본이 있다는군요. 그 앞에서 한참 앉아있고 싶네요. 쁘라도 미술관도 엄청난 규모랍니다. 조깅하듯 작품들 앞을 지나갈 게 아니라 두 개의 미술관만으로도 하루를 충분히 다 보낼 수 있잖을까요?

Posted by Lyle

남들 다 봤던 것 말고 뭔가 낯설고 생소한 게 없을까를 계속 찾았지만 제한된 시간 속에서 그런 걸 찾아 넣는 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게다가 정보는 쏟아져도 모두 다 같은 정보들 뿐이어서... 그래서 결국 남들 다 갔던 루트를 답습하게 된 것 같아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아쉬움이 생겼더랬죠. 그런데 수개월 전 론리플레닛 스페인을 보다가 조그만 시골동네 하나를 표시해뒀던 것을 다시 발견했네요. 세비야에서 꼬르도바로 가는 A4 고속도로 사이에 있어서 중간에 들를 수 있겠다 싶었던 작은 도시, 인구 3만도 안되는 까르모나(Carmona) 였습니다.

Seville to Carmona

Seville to Carmona


세비야에서 까르모나로 가는 버스는 많습니다. 세비야의 Prado de San Sebastian 버스역과 까르모나의 Paseo del Estatuto 역까지 2유로에 평일 하루 20편씩 있습니다. 시간도 45분밖에 안걸리고요. 그래서 세비야에서는 까르모나로 가는 당일 관광상품도 있습니다. 혹은 세비야에서 꼬르도바로 가는 당일 관광상품 중에 들르는 곳으로 까르모나가 포함되어있는 경우도 찾을 수 있었고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 일정은 세비야에서 마드리드로 가면서 까르모나와 꼬르도바를 모두 거치는 겁니다.

세비야 --(아침버스)--> 까르모나 --(오후버스)--> 꼬르도바 --(밤 AVE)--> 마드리드


세비냐에서 까르모나로 가는 것과 꼬르도바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건 전혀 문제가 안되는데 까르모나에서 꼬르도바로 가는 버스가 세이뱌에서 까르모나로 가는 것 만큼이나 자주 있을까 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까르모나의 관광광청(?)에 메일을 질문을 보냈죠. 부끄러운 스페인어로 버스 시간표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답장도 스페인어로 다음과 같이 왔습니다.

Estimado Xabi
 
Le informo que las conexiones de autobús entre Carmona y Córdoba son las siguientes:
 
Carmona-Córdoba:        8:15    (De lunes a domingo)
                                    15:15    (De lunes a domingo)
 
Córdoba-Carmona:        11:00 (De lunes a domingo)
                                      17:15 (De lunes a sábado)
                                      19:10 (Domingos y festivos)
 
Esperamos que esta información le sea de utilidad.
Cordiales saludos, Ana Jiménez.
Oficina de Turismo de Carmona.

대략 봐도 알 수 있듯 까르모나에서 꼬르도바로 가는 버스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8:15분에 한 편, 오후 15:15분에 한 편 있네요. 아침일찍 까르모나로 갔다가 대략 둘러보고 15:15분차 타고 꼬르도바에 가면 꼬르도바의 이슬람사원, 메스끼타도 보고 로마노다리에서 석양 보고 저녁도 즐기다가 밤에 AVE 타고 마드리드로 날아갈 수 있겠네요.

 

Posted by Lyle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 대해서 조사해야 했던 까닭은 마드리드에서 바로셀로나로 갈 항공편 때문이었다. 내가 발권한 대한항공 항공편이 마드리드에 밤 9시 40분에 도착하기 때문에, 처음엔 도착 직후 바로셀로나로 트렌스퍼 할 항공편과 바로셀로나에 도착해서 첫날밤을 보낼 숙박까지 예약하고 싶었다. 그런데 도메스틱 항공편을 여러가지 알아봤지만 밤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도메스틱 항공편이 드문데다가 있더라도 대한항공편 도착시간과 불과 한시간여의 여유밖에 없어서 불안하더라. 비행기가 연착하지 않는다는 가정과 짐을 체크인 안하고 비행기에 들고탄다고 하더라도 입국 수속도 해야하고 도메스틱 항공편에 체크인도 해야하는데 한시간 정도는 무척 불안한 시간일 수밖에. 게다가 혹시 국제선과 국내선 공항이 구분되어있다거나 터미널 거리가 멀거나 하면 어쩌나 하는 치밀한 구상까지 하다보니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아봐야 했다.

Madrid Barajas Airport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공항엔 T1, T2, T3 터미널이 있고 2006년에 T4 와 T4S(satellite) 가 새로 열렸다.

T4 터미널로의 트랜스퍼

대부분의 국제선은 T1, T2, T3 에서 이착륙하고, 도메스틱의 경우 T4 를 이용한다. 대한항공을 포함한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도 T1 에서 이착륙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경유선을 포함한 스페인에 가는 거의 모든 항공편이 T2 를 이용한다. 일본항공과 British Airways 는 T4 를 이용하는데 일본과 영국을 경유하는 경유노선 항공편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바로셀로나로 갈 수 있는 도메스틱의 경우 Spainair(T3) 와 Air Europa(T2) 를 제외하고 Vueling, Iberia 등 모두 T4 에서 이착륙하더라. 그런데 Spainair 와 Air Europa 모두 바로셀로나로 가는 항공편이 내가 도착하는 시간 이전이어서 결국 난 T2 에 내려서 T4 로 가는 수밖에 없다. T4에서 출발하는 Iberia 가 11시경에 바로셀로나로 출발하는 노선을 갖고 있던데, 그렇다면 과연 T2 에서 T4 까지 1시간여의 여유만 가지고 트랜스퍼를 할 수 있을까?

 T4 와 T4S 가 2.5km 거리라는데, T1, T2, T3 는 지도를 보고 어림잡아도 T4까지 3.5km 는 되어보인다. 걸어가는 길이 있을리도 없지만 걸을 생각하는 것 조차도 우스우니 분명 두 곳을 연결하는 교통편이 있기 마련. 최근엔 T2까지만 운행하던 Line 8 지하철노선이 T4 에서도 서게 됐다고 하지만 지하철은 미련한 수단일 것 같고, 알아보니 3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버스가 T1, T2, T3 와 T4 사이를 운행한단다. 그렇다면 내 비행기가 연착하지만 않고 마드리드에서 입국수속 하는데 많이 지연되지만 않았을 경우 부랴부랴 T4 로 가서 Iberia 를 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환불도 안되는 도메스틱 항공편을 덥썩 사버리는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아서 결국 포기했다. 그리고 다행히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나는 Vueling 이 있더라, 그것도 싼 값에. 그럼 한밤에 T2 에 내려서 다음날 아침까지 뭘 하지?

바라하스 공항에 잘 곳이 있나?

작년에 인도에 가는 싱가폴 경유편 비행기를 탔을 때 싱가폴공항에서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게 됐는데, 식사와 샤워, 그리고 숙박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 숙박을 위한 시설은 아니었지만 잠깐 몸을 쉬게 하기에 충분했는데 엄청난 규모의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 설마 그런 시설이 없을까? 마드리드 공항에 공항 호텔이 있다손치더라도 비싸서 이용하지 않겠지만 일단 호텔이 없으므로 트랜스퍼를 위해 호텔 라운지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일듯.

공항 VIP 라운지는 T1, T2, T4, T4S 에 걸쳐 여러개가 있지만 특정 항공사 이용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거나 유럽 노선 이용자는 불가능하다는 등의 제약조건이 있는듯. 게다가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나 샤워시설이 되어있는지도 인터넷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냥 일단 가보는 거지 뭐.

새로 지은 T4 터미널이 1천 평방킬로미터나 되고 06년에 Stirling Prize (영국의 건축상이란다) 를 수상했다니 일단 T4 로 가서 사람 별로 없는 시간에 사진도 찍고 구경하다 라운지 찾아가봐서 잘 수 있다고 하고 가격도 적당하면 몸 좀 쉬게 하고, 안되면 Vueling 창구 대기용 의자에 가서 쪼그리고 자면 될 일이다.

Madrid Barajas Airport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Posted by Lyle

출발일 9월22일부터 도착일인 10월2일까지는 날짜로는 11일이지만 실제 관광할 수 있는 날짜는 출발일과 도착일을 뺀 9일 뿐이다. 처음엔 정말 빠듯하게 일정을 잡아서 스페인에서 가봐야한다고들 하는 곳은 죄다 일정에 집어넣고 교통편에 숙소까지 알아보면서 일정을 짰는데, 지금 생각은 그냥 여유롭게 몇 군데서만 있는 게 좋잖을까 싶다.

전에도 정말 빡씨게 일정을 짜서 없는 시간에 많은 곳을 돌아봤던 경험이 있지만 그때를 회상하면 "찍고만 왔던" 많은 관광지들에 대한 기억은 두리뭉실해졌고 여정의 중간중간 길 위에서 격고 느꼈던 일들이 더 큰 것 같다. 너무 많은 곳을 다니느라 시간에 쫓기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이번엔 여유롭게 다니며 길 위에서의 여정에 기대를 걸어볼까 한다.

마드리드에서 바로셀로나로, 바로셀로나에서 세비야로, 세비야에서 다시 바로셀로나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드리드 -> 바로셀로나 (VUELING)
마드리드에 도착하자마자 바로셀로나로 날아가려는 것은 어차피 한국에 돌아오는 비행기가 마드리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여정이 마지막으로 마드리드를 남겨둔 것도 있지만, 마침 도착한 다음날인 일요일에 바로셀로나에서 축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약한 대한항공편이 밤 9시40분에 마드리드에 도착하기 때문에 그날 바로 바로셀로나로 날아가는 항공편을 알아봤는데, 값이 너무 비싸거나 혹은 시간이 촉박해서 트렌스퍼하기가 불안한 것들 뿐이더라. 하는 수 없이 하루밤을 마드리드 공항 대기실에서 보내고 이른 아침 비행기로 바로셀로나로 떠나기로 했다. 다른 항공편들을 일요일 비행기라 비쌌는데 마침 부엘링(Vueling) 항공의 아침비행기가 한화로 3만원 정도밖에 안하더라.

Vueling 은 스페인어로 volar (날다) 의 인칭변화 어간인 'Vuel' 뒤에 영어의 현재분사 어미 '-ing' 를 붙인 것 같다. 스페인어의 현재분사 어미 '-ando' 를 붙이면 volando 가 되지만, 부엘링 항공이 스페인 밖 유럽 노선들을 갖고 있으므로 국제적인 감각의 이름으로 그렇게 쓴 것이 아닐까 싶다.

바로셀로나 -> 세비야 (RENFE TRENHOTEL)
세비야행 딸고(TALGO)의 침대차 요금은 80유로가 는다. 부엘링 항공요금은 아침에 출발하면 30~40유로면 충분하다는 걸 생각하면 숙박료를 따로 부담해야한다 치더라도 차라리 숙소에서 편하게 잠자고 비행기로 이동하는 게 좋잖을까 싶기도하지만 야간기차는 한 번 타봐야할 것 같아서...

세비야 -> 마드리드 (AVE)
'새'라는 뜻의 스페인어 이름을 붙인 고속열차 AVE. 세비야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구간만 다닌다. 마드리드까지 2시간 30분가까지 걸리는데 가격은 70유로로 10만원이 좀 넘는다.


버스도 타봐야 하는데 그건 가봐서...

Posted by Lyle
9월말에 갈 여행에 대한 의욕이 앞서 미리미리 항공권부터 준비하자고 여행사에 전화했던게 4월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엔 예약은 가능하지만 아직 이르기 때문에 티켓값 확인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Lonely Planet 읽어가며 어디어디 가야할지 생각해놓고 지도 구경하면서 두 달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6월 되자마자 다시 전화했더니 이번엔 죄다 매진이라는 대답을 들어서 정말 당황했습니다. 거의 4개월 가까이 남았는데도 비행기표가 없다니... 그것도 스페인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가 아니라 스페인행 항공편 대부분이 유럽을 경유하기 때문에 유럽 가는 비행기표가 매진됨에 따라 덩달아 스페인도 못가게 된 거더군요.

그런 허탈한 대답을 듣고 바로 포기할 순 없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여행사에 전화도 하고 애써봤지만 이미 대기자까지 꽉 차있는 상태라 정말 눈 앞이 캄캄해졌죠. 그렇게 여행사들과 통화하던 중 처음 전화했던 여행사 여직원이 배낭여행 특가상품으로 나온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는데 나이제한이 있어서 안되겠다는 말을 해줬죠. 만 30살이하 까지라고... 그 상품이 유일하게 자리가 남아있는 스페인행 항공편인데다가 금상첨화로 시간절약도 되는 직항인데다가 가격은 거의 경유편에 가까워서, 가뜩이나 안타까운 마음에 기름 끼얹고 불붙이는 기분이었답니다.

역시 그대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여행사에선 자기들이 판매는 하지만 대한항공사측의 정책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죠. 그렇게 애태우던 중에 다른 여행사 사이트에서 같은 상품을 확인하게 됐는데, 약관에서 비행기 출발일 기준으로 76년생 이하까지 발권된다고 나와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제 사연을 들은 누군가가 제가 77년 3월생이므로 비행기가 9월에 출발하게 되면 출발일 기준으로 했을 때 30살 6개월이므로 30살 이하의 기준에 부합된다고 하더군요.

정말 맞는 말이죠? 30살 6개월이면 30살 이상도 되지만 30살 이하도 되는 겁니다. 그때부터 이 논리를 가지고 여행사에 문의하기 시작했으나 여행사에선 계속 안된다고 하고 항공사에 문의해봐도 마찬가지라며 나중엔 짜증까지 내더군요. 너가 직접 항공사에 확인해보면 될 것 아니냐며...

그래서 직접 항공사에 문의를 했고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3차례 전화통화로 제 논리가 맞음을 확인받은 후 여행사에 말이 안통하니 직접 전화를 넣어달라고 부탁을 했더랬죠. 저에게 짜증냈던 직원이 민망했는지 다른 사람이 전화를 해서는 아래 사람이 착각을 했다며 결국 예약을 해줬습니다.

결국 전화위복이 되어 싼 값에 직항편을 얻게 됐지만 정말 어렵게 예약한 비행기표라서 예약만으론 불안하더군요. 발권기일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어디선가 임의로 취소되는 황당한 경우도 발생한다는 이야길 들어서 더더욱 기다리지 못하고 오늘 발권받아버렸습니다. 발권을 받아 놓아야 숙소나 현지 교통수단 예약도 하겠기에...

스포츠 선수들이 무슨 신기록을 만들면 기네스북 같은 데 등재하기 위해 몇 년 몇 개월이라는 식으로 나이 따지는 걸 봤지만 저도 그런 걸 해보게 됐네요.
Posted by Lyle

4월 30일은 전날의 일요일과 근로자의 날 사이에 끼어있어서 센드위치 휴일로 하라는 전사 방침이 있었다. 그러나 휴가가 며칠 남지 않았을뿐더러 스페인에 가기 위해 아껴둬야하므로 방침을 어기고(?) 출근해버렸다, 여유롭게 아침 10시에. 역시 아무도 안나왔더군.

오늘이야말로 스페인 관광청에 가서 자료를 얻어올 수 있는 절호의 땡땡이 찬스다! 언젠가 봤던 스페인관광준비에 관한 블로그를 다시 찾아보고 대략적인 위치를 알아보고 사무실을 나왔다. 사진도 별로 없고 깨알같은 글씨만 있는 영문판 론리플래닛에 의존해서 볼만한 곳을 선정하고 루트를 짜기가 어려웠는데, 그 블로그에서 본 관광홍보자료가 괜찮은 참고꺼리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블로그에서 관광청의 호수는 잘 못 되었더라. 혹은 그사이 관광청이 506호에서 605호로 이사를 갔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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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광화문역으로 간다. 지도에 표시된 1번 위치에 던킨 도너츠가 있는데, 왼쪽에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저 멀리 2번이라고 표시된 건물에 세로로 '세종빌딩' 이라고 적혀있는 게 보인다. 세종빌딩은 우측은 아파트고 좌측이 사무실로 되어있는 구조인데 좌측동으로 가서 605호를 찾으면 된다. 나무로 된 인테리어가 약간 이국적인 것이 사람들도 친절하고 좋더라.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