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Havana의 초콜릿 박물관(Museo de la Chocolate) 내부에서 본 풍경입니다. 메르까데레스Mercaderes 거리와 아
마구라Amargura 거리의 교차점에 있는데 여타 건물들과 다를 게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카카오 모양의, 간판이라고 부르기에 소심해보이는 푯말이 하나 붙어있을 뿐이죠. 시내를 한눈에 다 볼 수 있는 까마라 오스꾸라Cámara Oscura가 있는 교차로에서 북쪽으로 한 블럭만 가면 오른편 모서리에 있습니다.

포크 모양으로 표시된 곳이 Museo del Chocolate


아바나의 초콜릿 박물관은 그 이름처럼 쿠바에서 생산되는 초콜릿의 역사에 대한 기록과 사용된 도구들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이기도 하지만 사실 박물관이기 보다 초콜릿 까페입니다. 삼시 세끼 먹는 것 외에 과일과 피자, 아이스크림 말고는 궁거질 꺼리라 거의 없다시피한 쿠바에서 초콜릿 박물관은 쿠바 내국인 입장에서도 이국적이라고 할만큼 고급스런 취향의 까페랄 수 있죠. 아주 다양한 초콜릿 음료가 차갑게도 뜨겁게도 나오고 쿠키나 초콜릿 과자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가격도 그다지 비싼편이 아닌데다 시원하게 에어컨까지 나오기 때문에 한 번 들르게 되면 다시 오고 싶어질 겁니다. 저역시도 같은 날 다시 한 번 갔었는데, 정전이 되어서 손님을 받을 수 없다길래 역시 쿠바스럽지 않은 곳은 쿠바에 없구나 하면서 아쉬워했었죠. (쿠바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서 정전 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합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쿠바는 초콜릿과 진한 인연을 갖은 나라는 아닙니다. 16세기 영국이 지배할 당시엔 카카오는 아직 음료로 유럽에 전파되질 않았었죠. 17세기에 스페인이 식민지 멕시코로부터 초콜릿 음료를 유럽에 전파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쿠바 역시 스페인에 넘어간 상태였습니다. 스페인은 노예들을 쿠바로 이주시키면서 쿠바에서 카카오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기후적으로 쿠바의 동부 지역에 재배지역이 밀집됐다고 합니다. 그만큼 재매한 역사도 짧고 멕시코처럼 그 지역의 토착문화였던 적도 없기 때문에 그저 강대국의 노동력과 영토 이용의 수단적인 의미로 시작되었죠. 어쨌거나 쿠바의 초콜릿은 스페인에 의해서 시작되었고 그들이 물러간 이후에 남겨져서 지금에 이르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쿠바의 초콜릿은 달콤함이나 다양한 취향을 상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유럽의 초콜릿처럼 가공기술에 의한 맛있는 초콜릿도 아니고, 역사 깊은 재배지로써의 의미도 없는, 그저 일반적으로 쿠바에서 만나기 어려운 달콤한 맛을 쿠바에도 즐길 수 있다는 정도인 거죠. 무더위 속에서 잠깐의 휴식을 주는, 그렇다고 아무나 즐길 수는 없고 창 밖의 현지인들에게 창가 그늘 정도의 단절된 휴식만을 줄 수 있는 그런 곳. 그게 초콜릿 박물관이고 동시에 쿠바의 초콜릿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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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던 건 서쪽 끝에서부터 시작한 여행이 동쪽 끝으로 치닫을 무렵부터였다. 여정의 반을 소화할즈음에, 다시 거슬러오게 될 길을 더 깊히 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날 더 피곤하게 했다. 그럼에도 관타나모Guantanamo는 지도 위의 한 점으로만 보고있어도 나를 끌어들이는 느낌이 있었다. 도중에 발길을 돌릴 수 없는, 마치 그곳이 깃발 꼽힌 반환점이라도 되는 것처럼.

쾌쾌한 버스 냄새에서 잠시 벗어나 바람 한 점 없이 푹푹 찌는 땡볕을 휴식인냥 달게 받아내고 있던 나.

어느새 관타나모 가는 길 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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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나라든 화폐에 인쇄된 인물들은 그나라 역사를 통틀어 등수 안에 드는 위인들입니다. 쿠바의 역사는 비록 짧지만 그들의 페소 화폐에도 역시 호세 마르띠(Jose Marti), 시엔 후에고(Cien Fuego) 등 주로 쿠바 혁명에 이바지한 사람들 위주로 인쇄되어있죠. 그런데 쿠바 하면 체 게바라 아니겠습니까? 반대로 체 게바라 하면 그가 태어난 아르헨티나를 제끼고 쿠바가 먼저 떠오를 정도로 그는 쿠바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체 게바라는 단 3페소 화폐에 등장합니다. CUP 3페소가 150원, CUC 3페소는 3천원 정도고. 최고액권은 100페소 지폐입니다. (참고로 쿠바에는 CUP 와 CUC 두가지 화폐가 있습니다. CUP : Cubano Peso, CUC : Cubano Convertible, 1CUC = 24CUP, '08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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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P 3페소 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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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C 3페소 앞면

씨엔 후에고와 카스트로 형제등과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체 게바라는 혁명 이후에 쿠바국립은행(Banco Nacional de CUBA) 총재로 임명됩니다. 이부분도 약간 이해가 되질 않죠. 쿠바 혁명을 이끈 체 게바라를 정치 일선과는 거리가 있는 보직에 뒀다는 건 대략 그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가 죽은 이후로도, 지금까지 체 게바라는 쿠바 사람들에게 아미고(amigo, 친구)로 통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3페소짜리죠.

드물지만 CUP 3페소의 경우 지폐만 아니라 동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3페소 동전에도 체 게바라가 양각 되어있죠. 여기에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동전이 사기꾼들의 사기 수단으로 쓰인다는 건데요. 우리 돈으로 150원도 안하는 작은 돈이기 때문에 지폐도 있지만 동전도 유통되었던 거겠죠. 그런데 CUC 를 주로 쓰는 관광객들이 CUP 화폐를 얻을 기회도 쓸 기회도 흔치 않을뿐더러 희소한 3페소짜리 CUP 동전을 접할 기회는 더더욱 없죠. 그래서 길거리 기념품 상인들이 이 동전을 마치 귀한 기념주화인 양 속여서 비싸게 팔곤합니다. 그들이 1CUC 만 받아도 대략 8배를 부풀려 받는 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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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에게 선물받은 CUP 3페소 앞면

제가 체 게바라가 새겨진 3페소 동전을 처음 갖게 된 건 트리니닫TRINIDAD에서 였습니다. 함께 여행하던 루이스와 트리니닫 북쪽 언덕의 무너진 옛 병원(Ermita de Nuestra Señora de la Candelaria de la Popa)에 올랐을 때 그곳에서 기념품 행상들을 만났죠. 사실 그때만해도 저는 이 동전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하고서 그것이 기념주화인 걸로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행상들에게 둘러싸이는 걸 안좋아했기 때문에 피해있었고, 반면 루이스는 그걸 사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그의 성격상 아마 가격협상을 했을테지만, 그래도 훨씬 비싸게 속아서 샀을겁니다. 그때 루이스는 저에게 주려고 그걸 하나 더 샀던가봅니다. 그리고 서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날 제게 선물로 주더군요.

그 이후로 쿠바를 돌아다니면서 저는 CUP 로 궁거질 하는 데 익숙해지게 됐습니다. 그러던 무렵에 거스름돈으로 받은 CUP 동전들 속에서 체 게바라 얼굴이 보이는 3페소 동전을 발견했죠. 게바라의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이내 사실을 깨닫고서 혼자서 웃었습니다. 그리고 루이스를 회상하며 그리움에 빠져들기도 했고요. 여행을 하는 중에 여행을 그리워했던 건 그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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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화폐의 종류]

쿠바는 두가지 종류의 돈을 사용합니다. 기본적으로 Cuban Pesos 가 있고 외국인들이 주로 쓰는 Cuban Convertible Pesos 입니다. 앞에 '쿠바의' 라는 의미로 쓰인 'Cuban' 을 빼면 그냥 '페소'와 '환전용 페소'라는 걸 알 수 있죠. 현지에서 전자의 화폐를 부를 때 Pesos Cubanos (페수스 쿠바노스)라고 부르기도 하고, 후자는 Pesos Convertible (페수스 꼰베르띠블레) 또는 CUC (쎄우쎄) 라고 줄여부르는데 그냥 '달러'라고 가장 흔하게 불려집니다. 여기서는 편의상 Cuban Pesos 는 CUP, Cuban Convertible Pesos 는 CUC 로 줄여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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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N CONVERTIBLE PESOS 1 PESO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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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N CONVERTIBLE PESOS 1 PESO 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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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N PESOS 1 PESO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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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N PESOS 1 PESO 앞면


보통, 현지에서 만나는 관광객들이 알기로, CUP 는 현지인들의 화폐고 CUC 는 외국인들의 화폐로써, 외국인들에게 훨씬 더 비싸게 값을 지불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오해받습니다. 아마 그건 외국인들은 외국인들만 가는 곳에 가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좀 더 다니다보면 그게 아니란 걸 알 수 있게 되죠. 저역시 그렇게 오해하고 있다가 쿠바 사람들도 공산품을 살 때는 CUC 를 쓰는 걸 발견하고서는 정부에서 관리하는 공산품이나 서비스 등을 이용할 때 CUC 를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반면 시장에서 과일등의 농산물이나 빤데리아Panderia(빵집)에서 식빵 같은 걸 사거나 혹은 노선버스나 트럭버스를 탈 때는 CUP 를 사용하죠. 기본적으로 화폐의 이름이 말해주듯이 외환으로 환전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으로써 만들어진 게 CUC 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1 CUC 는 1 USD 로 거의 변동 없이 맞춰져있고, 1 CUC 를 부를 때 '1 달러' 라고 하기도 하니까요.

쿠바를 짧게 여행하는 사람들의 경우 CUP 를 접해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CUC 와 CUP 를 구분하는 건 중요합니다. 왜냐면 사기를 당하거나 실수를 해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스페인어를 모르는 사람에겐 그 위험도가 더 커집니다. 1 CUC 가 24 CUP 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화폐 구분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구분 방법이 있습니다. CUC 와 CUP 는 모두 1, 3, 5, 10, 20, 50, 100 페소로 단위가 같지만, CUC 의 경우 모든 권별로 뒷면의 모양이 똑같습니다. 따라서 한가지 모양만 기억하면 구별이 쉽습니다. 


[종류별 화폐의 쓰임]

관광객들은 기본적으로는 CUC 를 사용해야 합니다. 호텔이나 민박등을 모두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CUC 아닌 걸로는 지불할 수가 없고, 레스토랑 역시 마찬가지며 빨라도르Palador라는 민간인이 운영하는 식당 역시도 똑같습니다. 텍시나 고속버스등의 교통수단도 정부가 운영하기 때문에 CUC 로만 지불하며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그렇죠. 결국 먹고, 자고, 이동하고, 보는 것들 모두가 CUC 를 써야 하죠.

그런데 CUP 의 활용도도 쏠쏠합니다. 일반 노선버스는 1 CUP 밖에 안합니다. 트럭처럼 생긴, 우리로 치면 근거리 시외버스격인 까미욘Camion은 그보다 좀 더 비싸지만 역시 CUP 로 지불합니다. 한개의 도시 기반으로 인근의 관광지를 반나절 코스 정도로 다녀올 때 까미욘을 타게 되는데, 가끔 외국인에겐 1 CUC 를 지불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냥 줘버리고 타거나 혹은 다음 차를 타면 됩니다. 따져봐야 소용 없더군요.

교통비 말고도 CUP 는 먹는데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엘라도르Helador(아이스크림가게)에서 페소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도 있고, 페소 까페에 가면 센드위치나 담배 또는 맥주를 페소로 먹을 수도 있죠. 자주 보이진 않지만 암부르게리아Hamburgeria(햄버거가게)에 가면 꽤 훌륭한 한끼 식사를 CUP 로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CUP 의 활용도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길거리의 가판대 음식인데, peso pizza 라고 불리는 피자가 3~8 CUP 정도 하고, 그와 함께 센드위치나 생과일음료를 팔기도 하는데 이게 꽤 먹을만합니다.

잠시 길거리 음식 이야길 하자면 그런 곳에서 먹는 음식은 기본적으로 맛이 없습니다. 거기다 지저분하기까지 해서 우리나라에서 먹는 센드위치를 기대하면 절대 먹을 수 없을테죠.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풍미를 갖고 또 가끔 그리워지는 수도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한국에서 먹는 인도레스토랑의 커리는 무척 깔끔하고 또 고가여서 고급인양 먹게 되지만, 인도 여행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날파리들이 빠져드는 지저분한 커리가 더 나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죠. 그곳에선 그렇게 먹어야 맛있는 거고, 또 그곳을 좋아하게 되면 그곳에 어울리는 음식까지 함께 사랑하게 되는 겁니다.

다시 본디 이야기로 돌아와서, 시장에서 과일을 살 때도 CUP 는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민박집(Casas Publicas;까사스 뿌블리까스)에서 아침밥을 먹으면 망고 같은 열대 과일이 풍부하게 먹을 수 있지만, 그보다 훨씬 싼 값에 과일들을 사다 먹을 수가 있는 거죠. 민박집에선 그런식으로 싸게 사다가 투숙객에겐 CUC로 팔겠죠. 밤에 출출함을 해결하기에 시장 과일이 특히 좋습니다. 간혹 CUC 로 지불하지 않으면 안 판다고 배짱 부리는 상인도 있는데 저는 안 먹어도 그만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 그냥 안 샀습니다.


[환전 사기 행태]

1 CUC 는 24 CUP 입니다. 반대로 CUC 를 살 때는 25 CUP 를 줘야 하는데 CUP 로 CUC 를 살 일은 없겠죠. 대략 우리돈으로 따져보면 1 CUC 가 1 천원이 조금 넘는 거니까 1 CUP 는 40원이 좀 더 되는 거죠. 쿠바의 관문 도시는 항상 아바나Havana 이기 때문에 가장 능숙한 여행자도, 가장 초보인 여행자도 아바나에 있습니다. 그래서 환전사기꾼들을 꼭 만나게 되죠. 주로 은행이 문을 닫는 주말에 더 성행하는데, 환전 했냐고 물어보면서 CUC 는 너무 비싸니까 자기가 CUP 를 파는 곳에 데려가주겠노라고 꼬시는 거죠. 어디선가 CUP 란 게 있다는 걸 주워들은 사람이라면 솔깃해지는데, 아직 쿠바를 잘 모르고 또 주말이어서 은행에 아직 못 가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칩니다. 혹은 외환을 받고 CUC 를 준다고 했다가 실제로 줄 땐 CUP 를 줘서 CUC 와 CUP 를 구분할 줄 모르는 외국인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하죠.

이런 사기는 아주 조직적이고 치밀하기까지 하더군요. 저도 처음엔 몰랐다가 여행중 만난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면서 발견한 사실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식인데요. 처음 관광객에게 접근한 사람은 이름이 뭐고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등을 물어보면서 친절하게 반갑다고 인사하다가 또 보자며 가버립니다. 그리고 두번째 접근한 사람이 그 정보를 이어받아서 "너 어디 근처에 머물고 있잖느냐, 그 집이 내 앞집인데 오전에 너가 나오는 거 봤다." 라는 식으로 친한척하면서 접근하죠. 그리곤 환전 같은 거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며 가버리거나 혹은 직접 사기를 시도합니다. 그런식이기 때문에 세번째 만난 사람은 아주 처음부터 관광객의 이름을 알고 있기도 합니다. 아까 아무개한테서 들었다면서 환전 필요하잖냐고 사기를 시도하죠. 엉뚱한 사람들이 불쑥 나타나서는 내 이름을 알거나 내 숙소를 안다고 하는데 그런 건지 처음엔 정말 몰랐었죠.


[환전 TIP]

호세 마르띠(Jose Marti) 공항의 환전소 환전률은 꽤 좋은 편입니다. 보통 공항 환전률은 가장 안좋다는 것이 여행자들 사이의 정설임에도 쿠바는 예외입니다. 저는 밖에서의 환전율을 몰랐기 때문에 공항을 빠져나갈 돈과 첫날 숙박할 돈만 환전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으니 공항에서 충분히 환전을 하세요. 위에서 언급한 환전 사기꾼들이 그런 점을 노리기도 합니다. 대부분 공항에서 조금만 환전을 하기 때문에 아바나에서의 첫날에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환전소겠고, 쿠바는 사설 환전소도 없을뿐더러 은행역시 찾기 쉬운편이 아니기 때문에 환전사기꾼들에게 매우 유리한 시장이 형성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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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추천하는 환전소는 까데까CADECA입니다. 'Casas de Cambio' 의 줄임말로 우리말로는 '환전의 집'이죠. 절대적으로 까데까가 다른 은행들에 비해 유리합니다. 거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까데까는 지점에 따라서는 주말에도 문열 엽니다.
  • 환전률이 은행에 비해서 좋은 편입니다. 여러차례 비교해봤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 다양한 외환을 취급합니다. 은행에 따라서는 달러만 취급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까데까는 미국달러, 유로, 케나다 달러, 멕시코 페소 등 다양한 외환을 취급하며, 특히 CUP 를 살 수 있는 곳은 까데까뿐입니다.
  •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은행들은 현지인들로 엄청 붐비는 경우가 많아서 줄을 오래 서야 하는데 까데까는 환전소다보니 줄을 서더라도 길이가 짧죠.
  • 환전을 위해 여권이 필요 없습니다. 단, 제 경험을 토대로한 일반화일 뿐입니다. 그밖의 다른 은행도 간혹 여권 없이 환전이 되기도 하며, 모든 까데까를 제가 다 가본 게 아니기 때문이죠.
아직 쿠바로 들어가는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미국인들이 USD 가 환전이 안되거나 무척 불리한 줄 압니다만 지금은 아닙니다.(수년전엔 정말 그랬다고 합니다.) 현재는 USD 도 아무 문제 없이 환전이 되고, 아주 가끔은 그냥 화폐처럼 사용할 수도 있더군요. 제가 보기엔 USD 보다는 유로의 환률이 좀 더 나은 것 같긴 했는데 큰 차이 없기 때문에 관리하기 편한 걸로 가지고 가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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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가 덥기는 덥지만 습도가 많이 높진 않은지라 그냥 햇볕이 따갑다 싶을 정도고 후텁지근함은 없습니다. 그래서 덥기는 한국이 더 더운 것 같아요. 어쨌거나 뜨거운 햇볕 아래서 돌아다니다보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바로 맥주죠. 쿠바의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한 번은 내가 맥주를 연료 삼아 걷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질만큼 무척 많이 사다 마셨습니다. 쿠바에서 맥주를 살 수 있는 곳들을 꽤 흔하게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쿠바에서 재밌는 건 맥주 가격이 레스토랑에서 마시나 가게에서 사거나 거기서 거기라는 거죠. 아무리 비싸게 받는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셔도 캔 하나에 1.5 CUC 를 넘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일반 가게에서 산다면 1CUC 하는 게 일반적이죠.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맥주보다 조금 싼 정돈데, 가게나 레스토랑이나 가격 차이가 별로 안나다보니 그냥 아무데서나 찾아도 부담스럽지 않고, 기왕이면 편히 앉아서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하나 마시고 나오게 되기도 하더군요.

쿠바에서 살 수 있는 맥주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건 끄리스딸Cristal 과 부까네로Bucanero 입니다. 전자가 우리나라의 hite 정도라면 후자는 약간 쓴 맛이 더 강한 cass 정도 되겠습니다. 게다가 부까네로는 MAX 라고 알콜함유량이 6% 가 넘는 스트롱비어(Strong Beer)도 있지만, 제가 먹어봤을 땐 좀 아니다 싶더군요. 이 두가지 맥주는 쿠바 사람들에게 더위를 달래주는 일종의 로망 같은 거죠.

간혹 큰 마트에 가면 우리에게 낯이 익은 수입 맥주들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하이네켄 정도는 꽤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편이죠. 물론 가격은 조금 더 비쌉니다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것보단 쌉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드물면서 CUC 가 아닌 CUP 로 살 수 있는 맥주도 있네요. 바얌Bayam 과 띠에라Tierra 가 그것입니다. 마트 같이 공산품 파는 곳에서 팔고 있는 걸 보긴 했지만 거의 마주치기 힘듭니다. 대신에 CUP 를 받는 페소(peso) 까페에 있거나 핫도그나 햄버거 가게(Hamburgeria;암부르게리아)에서 팔기도 해요. 띠에라는 10 CUP 밖에 안합니다. 우리 돈으로 500원이 채 안하는 데 한 모금 마시고 그냥 버릴 뻔했어요. 호가든 같은 밀맥주 맛이 나는데 정말 맛이 없죠. 그에 비하면 바얌은 만나는 순간 반가워지면서 사게 되는 맛있는 맥주입니다. 그러나 가격은 20 CUP 가까이 하기 때문에 결국 1 CUC 짜리 Cristal 이나 부까네로와 큰 차이가 없네요.바얌 역시 밀맥주 맛이 나는데 꽤 맛있습니다.

(참고로 쿠바에는 CUP 와 CUC 두가지 화폐가 통용됩니다. 1CUC = 24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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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른쪽은 TuKola 는 쿠바 고유의 콜라입니다. 그리고 Ciego Montero 는 콜라부터 각종 주스와 사진 속의 맥주들까지 쿠바의 모든 공산품 음료를 생산하는 회사 이름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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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다시 피웠어요.

한대 피우고서 한참을 누워있어야 했네요.

눈물이 날만큼 이렇게 쓴 기억은 없었습니다.

필터조차 없어 앞뒤로 연기가 뿜어지는 데, 짧막한 한토막을 다 태우기조차 두렵네요.

짧아질 수록 점점 더 목구멍이 뜨거워지는 이 맛에 익숙해지고나면,

다시 건강해지고 싶을 때가 곧 오겠죠.
 



쿠바 까마궤이Camaguey의 길거리 페소peso까페였어요. 날아드는 파리들을 손으로 털어내면서 수분이라곤 햇빛에 다 말려버렸을 것 같은 두꺼운 치즈 한 덩이만 끼워진 센드위치를 먹고 있었죠. 제가 앉아있던 바에 시커먼 사람들이 들락날락 하며 한까치씩 혹은 한갑씩 사가는 걸 보고 호기심에 하나 사버렸어요. 돌아가면 누군가 줄 사람이 생각나겠지 싶고, 게다가 한갑에 100원도 안하는 쿠바에서 최고로 싼 담배거든요. 그런데 돌아다니면서 배낭 속에서 굴러다니다가 그만 쭈글쭈글해져버렸네요. 주기도 민망해질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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