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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1 오늘 조선일보에 김훈, 김연수작가
her Little White Book2007. 7. 21. 15:05
예전에 박상우 선생님께서 가르치는 소설창작커뮤니티에 몇 개월 다닌 적 있었는데, 거기서 기성작가들을 가끔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거기 발들이기 직전에 김연수 작가가 다녀갔다고 하더군요. 그전엔 알지도 못했던 작가였는데 박상우 선생님께서 섭외했다는 것 때문에 관심갖었던 게 시작이었죠.

그러다 그의 작품을 하나 둘씩 읽으면서 그사람이 부러워지더니 나중엔 제가 뭘 해도 저사람 같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질투가 나기까지 했더랬죠. 물론 제가 글쓰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뭘 해도 저사람만큼은... 아무리 잘나고 공부 잘하고 돈 많은 놈도 별로 부러워하지 않을만큼 삶에 만족하는 편인데 정말 드물게 느껴본 질투였죠.

오늘 조선일보에 김훈작가의 인터뷰기사가 있습니다. 두페이지나 차지하는 인터뷰기사를 읽으면서 짧막한 문장문장 하나하나 곱씹어 읽으며 몇 번이나 싸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나 몰라요. 그러다 김연수 작가를 떠올렸죠, 내가 만족하며 살아도 저사람만큼은 할 수 없겠다 싶은 김연수에 비하면 김훈은 어떤 사람일까. 사실 김연수와 비교해서 생각하질 않았을 뿐 그전에도 이런 생각은 했었고 그래서 바로 답이 나왔지요.

예전에 김훈의 자전거여행을 펼쳐들었다가 그냥 덮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책은 여전히 그렇게 들춰보지 않은 채로 책장에 꽂혀있죠. 몇 페이지 읽다가 알았거든요, 제가 이걸 이해하기엔 아직 덜 컸다고. 지금은 읽어도 바보 같을 뿐이겠지만, 생각 좀 많이 하고나서 읽으면 지금보다 더 재밌을 것 같았죠. 그때 생각이 김훈 작가를 만나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다면 저같은 사람은 인사 말고는 아무말도 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뼈에 살을 질펀하게 처발라야 하는 사람이 뼈대만 남기고도 그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사람과 말이나 통할까 하는 거죠.

오늘 조선일보의 김훈작가 인터뷰기사 바로 아래엔 김연수 작가의 김훈에 대한 짧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 그걸 읽고 또 한 번 김연수를 질투하게 됐습니다. 김연수는 김훈 작가와 술마시는 걸 다행으로 생각하나봅니다. 거기까진 공감할 수 있는 기쁨인데 제가 질투하는 건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거죠. 전 책장도 넘길 수 없는 작가와 말이 통한다니...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