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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13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 은희경
her Little White Book2010. 8. 13. 14:13
나이 들어서는 더 많은 소설들에 더 풍부하게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걸까? 문득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희경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라는 책을 읽은지 10년도 더 지났다. 그런데 당시에 그책이 이야기에 대한 흥미 말고 문장들에 담겨있는 생각으로 나를 공감시키지 못하고 지나갔던 건, 작가가 당시 나의 경험을 앞서서 살고 있었기 때문일 거다. 다시 말해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에 대한 생각을 공감한다는 건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그런 건 그냥 놓쳐버리기도 쉽다.

이제서 발견하길, 그 책에는 지나간 사랑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적혀있었다.

이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아닌지 따져보는 데에 사랑할 시간을 다 써버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랑은 누가 선물하는 것이 아니다. 저절로 오는 운명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사랑을 하고 안하고는 취향이며,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엄연한 능력이다.


나이가 더 들 수록 앞서 경험했던 사람들의 생각들에 대한 걸음망도 더 촘촘해질 거다.

아마 많은 아픔들을 동반하면서.

한참 아플 때 잠들어버리거나 놓아버리고 싶다고 징징대는 건 단지 아파서 그랬을 뿐,

그 아픔들에 단련되거나 무뎌지지 않고 계속 아팠으면 좋겠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것이 영원하길 바랬던 것처럼, 끝난 사랑이라도 계속 아팠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러 남의 이야기처럼 발견한들 그게 절실하게 다가올만큼, 그게 사랑이었건 다른 무엇이었건.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