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구아에 있는 정글파티 호스텔은 과테말라 론리플래닛에서 평이 좋은 곳 중 하나입니다. 사실 론리플래닛 리뷰를 보고 그런 곳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너무 젊은 애들 취향에 이름 그대로 새벽까지 시끄러운 파티가 이어져서 길게 머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 호스텔입니다. 도미토리 호스텔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라운지인데 이곳은 라운지가 잘 갖춰져 있더군요. 라운지 같은 공간이 없으면 도미토리 투숙자는 온종일 밖에 나가있거나 침대에 누워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꽤 훌륭한 아침식사를 포함한 숙박비가 저렴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곳 호스텔이 좋은 게 있다면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사람들이랑 놀아준다는 거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젊은 애들의 파티에 끼어들기 어려운 저같은 사람에게도 쓰다듬어 달라며 다가오는 개 입니다. 거의 온종일 여기저기 누워있다가 사람들이 많아지면 여기저기 털래털래 뛰어다니며 꼬리로 사람들을 툭툭 치면서 만져달랩니다. 냄새가 좀 나는 게 문제긴 한데 이렇게 붙임성 좋은 개라니, 라운지의 쿠션 의자 위에 마치 사람인냥 널부러져 있는 녀석을 보면 절로 흐뭇해집니다.
+
언젠가 제가 여행자 숙소를 열게 되면 커다란 개를 키울 생각입니다. 사람들끼리는 말이 잘 통하지 않거나 낯을 가린다 해도,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 없이 모두와 친해질 수 있는 개는 호스텔의 아이콘이 되어줄 겁니다. 그리고 그런 핑계가 아니면 언제 그런 커다란 개를 키워보겠어요. 그리고 기왕이면 고양이도 두어마리 키워야겠군요. 지금 같이 사는 탈리가 죽고나면 현실적인 문제로 또다시 고양이를 키울 수 있을까를 생각했었는데, 그리고 탈리를 항상 집에만 가둬두고 있는 게 딱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여행자 숙소라면 자기 마음대로 들락날락 할 수 있도록 해서 고양이를 키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