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4.19 궁도
A Day in the Life2007. 4. 19. 13:17

운동을 즐기는 편이긴 합니다만 성격 탓인지 혼자하는 걸 좋아합니다. 오래달리기 좋아하지만 기록경쟁 하라고 하면 안할꺼고요, 수영도 좋아하는데 등수 따지면 역시 물에 들어가기 싫겠죠. 자전거도 좋아하지만 그거 타고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지 경주하라면 역시 안탈껍니다. 남들을 이긴다고 특별히 기뻐하지도 않지만 지는 건 또 기분나쁘기 때문에, 그런 부담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 가지고 하는 운동처럼 반드시 경쟁자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운동은 잘 하지도 않죠.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하던 농구도 대학교 이후론 안했고, 재밌게 배우던 테니스도 그런 이유로 그만 뒀고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 보고 일찍 끝나는 날이면 항상 친구들과 가던 탁구장도 언젠가부터 안가게 되더군요. 그런데 말이 좋아 혼자 하는 걸 즐긴다고 하는 거지, 보편적인 관점에서 보면 완전 왕따당하기 쉬울 수도... 같은 이유로 당구나 포커,고스톱, 심지어 스타크래프트도 안하니까요.


한 3년 전에 서울숲 근방에 잠깐 살았었는데, 조깅하러 한강변으로 나갔을 때 거기서 국궁장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메가패스 장군께서 매주 두 번씩 주말마다 TV에 출연하시던 터라 국궁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러나 그 국궁장은 한 번도 열리질 않더군요. 그냥 시설만 되어있고 운영은 안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고서 잊고 지냈었는데 영등포에서 목동으로 출근하는 요즘 안양천을 건너면서 그곳에 있는 국궁장을 바라보곤 합니다. 잡풀이 무성하긴 하지만 뭐라고 써있는 플랭카드가 걸려있는 걸 봐서는 제가 출근을 안하는 주말에는 활들이 날라다니지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곤 하죠. 어쩌면 그 플랭카드에는 "회원모집" 이라고 써있을 수도 있고요.


설마 활 가지고 서로 쏴대지는 않을테고, 양궁처럼 점수 메기는 건 아니니 제 취향에 맞을 것 같은 기대감이 다시 일어나네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자전거타고 국궁장을 지나쳐보려고요.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