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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0 Calle 54
Roll over Beethoven2007. 9. 10. 14:07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다가 마드리드에서 밤에 무얼할까를 찾던 중 론리플래닛에서 "Calle 54" 를 알게 됐습니다. Ferdinando Trueba 감독이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목으로 따서 마드리드에 만든 라틴재즈클럽으로 소개가 되었더군요. 그래서 일단 영화부터 궁금해졌습니다. 말하자면 빔 벤더스 감독의 "Buena Vista Social Club" 류의 다큐영화겠다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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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DVD 발매가 됐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지금은 거진 다 품절이었죠. 아직 파는 곳이 좀 있어서 구하는데 아주 큰 어려움은 없었네요. 그리고 평소 라틴재즈를 그닥 좋아하했던 것도 아니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한 번에 끝까지 다 보게 되더군요. 십수명의 뮤지션들이 바뀌면서 나오기 때문에 보다말다를 반복할줄 알았는데, 두번째로 봤을 때 역시 끝까지 한번에 보게 되는 묘한 흡인력이 있었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다면...

막상 "가장 인상적" 이라고 꼽자니 절반 이상을 나열해야할 것 같아지는데, 줄이고 또 줄여서 Michel Camilo, Chano Dominguez, Jerry Gonzalez 를 뽑겠고, 이미 어느정도 익숙해져있는 Chucho Valdes 를 다시 보게 된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Chucho Valdes 는 두 곡을 연주하는데, 한 곡은 그의 아버지인 Bebo Valdes (저는 "츄초 아빠 발데스" 라고 부르고 싶네요.) 와의 듀엣 연주고 나머지 하나는 독주곡 "Caridad amaro" 입니다. 영어로 'charity love' 쯤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아가페' 를 뜻하는 말일까 싶기도 합니다. 언제 이렇게 가슴 설레는 연주를 들어봤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Calle" 는 스페인어로 "거리" 라는 뜻입니다. 읽을 땐 "깔레" 가 아닌 "까예" 로 읽고요. 그래서 뉴욕에서 음악으로 유명한 "52th street"가 있드시 스페인 어딘가에도 52번가 같은 게 있나보다 했었죠. 그런데 그렇지 않고 녹음과 촬영을 한 뉴욕의 소니뮤직스튜디오가 있는 52번가를 뜻하는 거였습니다. 영화가 라틴재즈를 주제로 하다보니 스페인말로 "Calle 54" 라고 한거죠. 어쩐지 영화보는 내내 뉴욕이 많이 나온다 싶었습니다.

제 "Calle 54" DVD 는 어제 재즈비평가 김현준 선생님 댁에 놓고 왔습니다. 꼭 보셨으면 해서 함께 보려고 들고갔는데, 한참 Chet Baker 자서전의 번역을 마치고 집에서 편집작업에 열중하고 계셨기 때문에 놓고올 수밖에 없었네요. 그 가슴 설레는 느낌을 그분도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여하튼 이 DVD 덕분에 이번에 마드리드에 가면 뜨루에바 감독이 만들었다는 Calle 54 클럽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더 커지게 됐습니다.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