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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29 Dave Holland Quintet 내한공연
Roll over Beethoven2007. 10. 29. 15:00

티켓 오픈되었던 1월에 좋은 자릴 구해놓고서 막상 공연당일이 되자 공연 시간이 6시인지 7시인지 헷갈리기까지 할만큼 그동안 신경을 못쓰고 있었네요. 아마도 기다린 시간이 길다보니 기다림이 좀 소홀해지게 된 것도 같은데 그래서인지 싸인 받을 CD들을 챙기면서 Dave Holland Quintet 에 Chiris Potter 가 있다는 생각을 공연 당일에 발견하게 됐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에 대해 정말 "발견" 이라고 할만큼 놀라야 하다니... 그래서 Chiris Potter 의 CD들도 여러개 챙겼죠. Dave Holland 음반보다 두배는 더 많은 Mr. Potter 의 음반들 중에 골라내려니 쉽잖더군요. (그런데 싸인회 같은 건 없었습니다.) 공연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인터미션 없이 진행된 약 100분 가량의 공연시간은 올해들어 가장 빠르게 느껴진 시간이었네요. 첫곡부터 엄청난 포스를 뿜어내더니 마지막까지 숨 쉴 틈 주지 않더군요.


라인업

  • 데이브 홀랜드 (Dave Holland,bass)
  • 로빈 유뱅크스 (Robin Eubanks, trombone)
  • 크리스 포터 (Chris Potter, soprano, alto & tenor saxophones )
  • 스티브 넬슨 (Steve Nelson, vibraphone)
  • 네이트 스미스 (Nate Smith, drums)

작년에 발표한 Critical Mass 음반부터 드러머가 네이트 스미스로 바꼈습니다.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리듬을 뿜어내듯 파워풀하게 연주하더군요. 꼭 Led Zeppelin 의 John Bonham 이 연상되기도 했죠. Chris Potter 는 정말 가까이서 보니 포스가 장난 아니었습다. 작곡도 그리 잘하면서 연주까지 그리 잘해버리면... 그동안에도 꾸준히 자신의 리더작을 내오고 있으면서 Dave Holland Quintet 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서 기쁨 두배 되는 그런 음악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의 재발견이 있다면 트럼본 연주자인 Robin Eubanks 였습니다. Dave Holland Quintet 에서도 오래 연주했었지만 실제 무대에서 모습을 보니 귀로만 듣던 것과는 다르더군요. 물론 근육질의 몸매에 비춰보이는 강한 인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번 공연에서 그가 작곡한 곡이(처음 듣는 곡이었습니다.) 공연중 가장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죠. Chiris Potter 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화려한 솔로를 해줬기 때문에 더 좋았지만 곡 구성 자체가 탄탄해보였고, 또 Eubanks 의 백업 연주가 단순하면서도 참 매력적이더군요. 이번 공연을 계기로 Robin Eubanks 의 음반을 찾아서 들어볼 생각입니다.


세련된 무대와 아쉬운 음향

관록의 밴드여서 그런지 무대가 참 세련되어보였습니다. 자신의 연주가 없는 부분에서는 무대 뒤로 사라져서 다른 연주자들에게 관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배려와, 연주 구성에따라 변화하는 조명들까지 연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객들을 유도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향인데, 음향 자체가 나빴다기보다는 자리탓이 컸죠. 앞자리다보니 사운드 벨런스가 좋지 못해서 다른 악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리가 잘 묻히는 비브라폰 연주가 들리다 말다 했습니다. 그래서 비브라폰 연주 중 1/3은 다른 소리에 묻혀서 듣지 못한 것 같네요. 그리고 Robin Eubanks 는 트롬본의 사운드홀에 마이크를 설치해놓다보니 간혼 자리를 이동하면서 연주를 했는데 그래서 듣기 불편했던 부분들이 있었죠.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앞자리의 장점은 연주자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과 엠프를 통하지 않은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 정도인데, 후자의 장점은 사실 단점이 되기 쉽습니다. 트럼펫 같이 소리가 날카롭고 큰 악기는 마이크를 통하지 않고서 직접 듣기에 좋지만 그런 악기와 함께 상대적으로 소리가 작고 음색도 날카롭지 않은 악기가 어울리게 되면 마이크를 통해 두 소리를 적당히 벨런싱 해서 엠프로 출력해야 할 필요가 생기죠. 사실 무대 위에 보면 연주자들 앞에 스피커가 각각 있는데, 그 스피커는 무대에서 자기 소리가 다른 악기에 묻혀 안들리기 때문에 자기 연주를 듣기 위해 설치한 용도고 그래서 '모니터 스피커'라고 부르죠. 그렇게 소리가 묻혀버리는 상황은 무대 위에서 만큼은 아니지만 객석 앞자리도 어느정도 영향을 받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Eubanks 가 돌아다니면서 연주했을 때 사운드홀이 객석을 향하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소리에 많은 차이가 있었고, 또 드럼 마이크나 섹서폰 마이크를 통해 소리가 섞이기까지 해서 거슬렸던 부분이 있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족으로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그런 이유로 객석에서 가장 비싼 좌석은 앞좌석이 아닌 1층 한가운데 중앙 부분이어야 합니다. 사운드 벨런싱이 그지역을 중심으로 맞춰지니까요. 하지만 무대에서 가까운 자리를 사람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시장의 원리로써 맨 앞좌석부터 자리값이 정해지는 거고, 혹은 사운드 벨런싱 같은 걸 신경쓰지 않는 공연장들이 있기 때문에 앞좌석부터 가격이 메겨지는 겁니다. 하지만 Dave Holland Quintet 이 연주한 LG 아트센터의 경우 사운드벨런싱도 잘하는 편이고, 그리고 간혹 맨 앞좌석을 싸게 팔기도 하는데 아마 위에서 말한 그런 이유일테고 그래서 제가 선호하는 공연장이기도 하죠.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