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al Mystery Tour2007. 12. 26. 10:25

또다시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터키. 지난 9월에 갔던 스페인을 계획하기 전 저는 터키에 가고자 했었지만 갑짜기 어떤 단순한 이유로 스페인에 가는 걸로 계획을 바꿨더랬죠. 사실 지금으로써는 터키에 가고자 하는 생각이 이전 같진 않습니다. 스페인 다녀온지 얼마 되질 않아서 08년 음력설 연휴에 떠날 여행을 준비할 에너지가 덜 모아진 느낌이랄까요? 그러고서 밀린 숙제를 느즈막히 발견한 느낌으로 항공권을 알아보기 시작했죠. 먼저 이집트,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등에 가는 항공권을 찾아봤지만 모두 매진이었습니다. 터키만 덩그러니 여유좌석이 있더군요. 또다시 대한항공 배낭여행 특가 직항편을 이용하게 됐는데, 지난번 스페인 여행 때 이 특가상품 때문에 생난리를 쳐야했던 걸 떠올리자니 이번 터키 여행이 나이제한으로 인한 마지막 특가항공권 이용이겠다는 서글픔이 있네요. 그때의 생난리에 대한 내용은 trackback 글로 엮어놓겠습니다.

이번 터키 여행은 08년 2월이 되자마자 출발하는 10일 일정입니다. 겨울의 후반부가 되는데 터키의 날씨 특성상 비도 흩날릴 수 있고 날씨도 흐린데다 지역에 따라서는 한국만큼 추울 수 있다고 하니 여행하기 좋은 날씨는 아니죠. 해도 일찍 떨어져서 관광할 수 있는 시간도 짧을테고, 밤시간에 즐길만한 걸 찾는다 해도 날이 추워서 의욕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겨울의 눈 쌓인 장관을 보게 되는 행운을 기대할 수도 없을테죠. 더군다나 이전만큼 터키에 대한 의욕이 없기 때문에 여행계획을 짜기보다 앞서 걱정부터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남은 한 달의 준비기간 동안 터키에 대해 특별한 것들을 찾아볼까 합니다. 남들이 성수기인 여름에 다녀오면서 만끽했던 일반적인 모습들은 제가 여행할 겨울에는 기대하기 어려울테니까요. 그래서 그런 상투적인 걸 배재하고 뭔가 다른 걸 찾아내어 여행에 대한 의욕을 충전시켜 나가야겠죠.

이번에도 터키의 이스탄불에 저녁 무렵에 도착하게 되고 돌아올 때 역시 저녁에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를 타게 됩니다. 지난 스페인 일정에서처럼 이럴 땐 차라리 도착 즉시 밤 시간을 이용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이스탄불을 마지막 여행지로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이스탄불에 볼 꺼리들이 많다고 하니 마지막 여행지로써 의욕을 유지시키는데 도움도 되겠죠. 겨울이라서 지난번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처럼 노숙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음 도시로 트랜스퍼 하기 위한 비행기편부터 알아보기 시작하렵니다.

서두에서 터키를 재치고 이집트, 슬로베이나, 이탈리아에 가고자 했던 건 모두 사람들 때문입니다. 이집트는 그곳에 다녀온 친구의 여행담이 흥미로웠기 때문이었고, 슬로베이나는 스페인 여행 중 바로셀로나의 호스텔에서 만난 슬로베이나 학생 "우로쉬" 때문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 가봤던 이탈리아를 또 가려고 알아봤던 건 지난 9월의 여행을 터키에서 스페인으로 바꾸게 했던 사람 때문이었죠. 그런데 그 모든 인연들을 뒤로하고 터키로 가게 됐네요. 어쩌면 또 무언가를 만날 운명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