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찾고 싶었던 음반을 구했습니다.
모음이 참으로 불성실하여 도무지 뭐라고 읽어야할지 모르겠는 "Przyplyw, Odplyw, Oddech" 란 곡 하나만 들어봤을 때 기대했던 것과 엘범 전체를 듣게 된 건 완전히 다른 경험이군요. 사실은 다 듣고나서 좀 실망했습니다. 이음반은 Pat Metheny 의 음반이고 Anna Maria Jopek 은 거기에 객원보컬 정도의 역할밖에 못하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곡들을 Pat Metheny 가 작곡,편곡했거나 Are you going with me 나 Letter from home 같이 그의 잘 알려진 곡들이 절반이어서 Pat Metheny 의 Best compilation 음반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런데 제가 실망을 한 건 뮤지션의 주체성 같은 문제가 아니라, 항상 들을 것들이 많았던 Pat Metheny 음악이 약간 조악하다 싶을만큼 가볍게 들리기 때문이죠. 결국 Anna Maria Jopek 이란 가수에 대해 궁금했던 것에 대한 대답도 못 됐고, 그렇다고 Pat Metheny 가 대신 만족감을 주지도 못하는 음반이군요.
음반 전면에 "Anna Maria Jopek & Friends with Pat Metheny" 라고 써있는데 "Pat Metheny" 란 이름이 그 앞의 "Friends" 와 따로 적혀있는 것이 참 속보이는 일이다 느껴집니다. 혹시 Pat Metheny 가 Jopek 에게 "난 너 친구 아니야" 라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걸까요? 워낙 특별한 게스트이기 때문에 "알아주십사" 하는 마음에 그렇게 됐겠죠. 거기서도 보이듯 이음반엔 Jopek 보다 Metheny 가 훨씬 더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냥 제 느낌일지 모르지만) 음악이 조악하게 만들어졌기에 더욱도 그동안 음반을 구하기 어려웠던 게 아닐까 하는 억측스런 생각도 드네요. 쉽게 말해 Pat Metheny 가 폴란드 밖에서 음반이 발매되는 걸 창피해했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