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사진은 2002년에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미니콘서트를 했던 모습입니다. 처음으로 개인 공연을 했던 건 2001년에 첫 직장 그만둘 무렵이었고, 이건 새 직장에서 벌였던 두번째 콘서트였죠. 두 번 다 입장료 5천원씩 받았더랬습니다. 당시엔 저렇게 머리칼이 길었고, 또 라미레즈Ramirez 기타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때 저는 지금보다 훨씬 잘 쳤습니다. 그때 그만큼 잘 연주했다는 뜻이 아니라, 한동안 악기를 거의 놓다시피 했기 때문에 지금은 형편 없거든요.
그리고 왼쪽 사진은 아마 2004년쯤 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 활동하던 연주 동호회에서 꽤 그럴싸한 공연장 하날 빌려서 했던 연주회죠. 기타는 지금까지도 애지중지 하는 그로피우스Gropious 로 바꼈습니다. 저 무대에선 Baden Jazz Suite 를 연주했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펜레터를 받기도 했어요. 펜레터 보내준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땐 어여쁜 아가씬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어여쁜 아줌마여서 무척 실망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쨌거나 저 무렵엔 꽤 많은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곤 해서 무척 열씸히 연습하고 열씸히 연주하러 다니고 했던 것 같네요. 지금 이렇게 다 까먹고 언제 그랬었나 싶게 지내고 있는 스스로가 어색하리만큼.
아래 사진은 제가 악기를 놓고 살게된 무렵의 것입니다. 꿈에 그리던(?) 연습실을 꾸미게 됐는데 갖은 게 많아질 수록 그걸 지키느라 삶의 여유가 없어진다는 걸 알게 된 때였죠. 결국 몇 번 들어가지도 않은 연습실 따위 포기하고 다시 본디 분수에 맞는 생활로 돌아왔지만, 한 번 사라진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건 그리 쉽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이러고 있다고 핑계대고 있는 겁니다.
요즘들어 뭔가 집중할 것이 필요해서 전보다 자주 악기를 드는 편입니다. 그냥 가만히 있다가도 왕왕 머리 속에 기타 연주곡의 악상이 떠오를 때가 있을 정도로요. 그래서 집중해서 열씸히 몇 곡 연습한 걸로 작은 미니 콘서트를 해볼까 해요, 아주 오랜만에. 장소도 문제고 누굴 초대해야할지도 고민되고, 과연 5천원을 내고 제 연주를 들어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12월에 친구들 너댓명 모아놓고 조그만 까페에서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면 다시 즐거워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