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varez Quintero거리의 Cafe Catunambu
쪼꼴라떼와 츄로스는 적어도 스페인어에서 한 단어로 읽어야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쪼꼴라떼 이 츄로스'(Chocolate Y Churros) 라고 한 번에 발음하는 거죠. 쪼꼴라떼는 츄로스를 찍어먹는 소스라고 여겨질만큼 이 둘은 붙어다니는 음식입니다. '핫도그와 케챱' 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항상 핫도그엔 케챱이 발라져 있는 게 당연한 것처럼, '씨리얼' 하면 당연히 우유에 말아져 있는 걸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고 이 말에서 쪼꼴라떼는 영어에서처럼 느끼하게 '촤커릿' 하지 말고 원색적으로 아주 찐하게 '쪼꼴라떼' 라고 해야 그 맛에 더 어울리는 진한 느낌이 들고, 뒤에 '츄로스' 역시도 단 맛 때문에 입 안에서 흥건히 고였던 침을 걸쭉하고 길쭉하게 떨어뜨릴 것처럼 발음해야 그 맛이 느껴질 것만 같네요.
물론 몇 번 먹어보지도 못한 여행자가 그렇게 말하기에는 서투른 감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 이젠 길에서도 흔히 파는 바나나를 못 먹어본 동네 아이들 앞에서 어쩌다 한 개쯤 먹어본 바나나의 황홀한 맛을 침흘려가며 설명하는 꼴입니다. 더욱이 '쪼꼬라떼 이 츄로스'가 이미 생활 문화의 일부인 스페인이나 멕시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아주 흔해진 바나나에 아무런 신비감도 없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바나나 이야길 하는 격일 수도 있겠고요. 물론 그들이 이 글을 읽을 리는 없지만. 하지만 어딜 가나 잠깐동안의 훌륭한 휴식을 주는 이 간식꺼리는 익숙해져서 지루해지거나 흔하디 흔한 재미 없는 것이 되버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 스페인어 선생님이었던 바로셀로나 출신의 따이스Thais와 음식 이야기를 하면서 '쪼꼬라떼 이 츄로스' 이야길 꺼냈을 때 그녀가 침을 꼴까닥 하고 삼키며 향수에 젖은 표정을 보여줬던 걸 보면 정말 그럴 겁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해본 멕시코의 츄로스는 우리나라의 계란빵이나 붕어빵처럼 가판대에서 팔거나 혹은 빵집에서 팔지만, 까페에서 파는 건 보질 못했습니다. 물론 있긴 하겠지만 쉽게 접해지지 않았던 건 그걸 대하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는 한 거죠. 그리고 그곳에선 쪼꼴라떼와 츄로스가 서로 따라다니는 세트가 아닌 것도 차이점입니다. 멕시코의 츄로스는 안에 카라멜 시럽이 들어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극장에서 파는 카레멜 시럽이 들어있는 츄로스는 멕시코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단 맛을 위해 쪼꼴라떼에 찍어먹을 필요가 없고 그래서인지 함께 세트로 파는 게 일반적이지도 않지요. 더욱이 쪼꼴라떼 하면 우유보다는 물에 타서 나오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멕시코에서는 그것이 츄로스의 단 맛을 더해줄만큼 달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멕시코의 길거리 음식 같은 츄로스 보다는 까페의 의자에 앉아서 즐기는 휴식같은 스페인의 그것을 더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