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al Mystery Tour/Mexico2009. 5. 15. 09:49
멕시코 시티를 여행하는 가장 큰 재미라면 미술관 관람이었습니다. 프리다 깔로Frida Kahlo,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루피노 타마요Rufino Tamayo 등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여러 곳의 미술관들에서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세계적인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아니더라도 인상깊은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멕시코 시티 여행일정 중 2/3 를 미술관에서 보낸 것 같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모던아트 미술관Museo de Arte Moderno 이었습니다. 모던아트 미술관은 거대한 차풀테펙Chapultepec 공원을 가로지르는 레포르마 도로Paseo de la Reforma 의 옆에 위치하고 있고, 맞은편에는 루피노 타마요 컨템퍼러리 미술관Museo de Arte Contemporareo Rufino Tamayo 이 있죠. 스페인의 마드리드에 소피아 왕비 미술관Centro de Arte Reina Sofia과 쁘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이 공원을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는 것처럼 이 두 미술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차풀테펙 공원을 포함해서 이 지역 일대에서 반나절 이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아니 그래야만 하는 거죠.

모던아트 미술관 안에는 멕시코 모던아트 작품들이 상설전시된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간입니다.  마침 제가 갔을 때 운 좋게도 레메디오스 바로Remedios Varo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08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시었던 것 같은데 운 좋게 맞닥드린 거죠. 사실 멕시코시티에 도착하기 전에 머물었던 오아하까Oaxaca나 메리다Merida 등지에서 접했던 루피노 타마요에 너무 반해서 루피노 타마요 컨템퍼러리 미술관에 더 큰 기대를 갖었었는데, 루피노 타마요의 작품은 그곳에 한 점도 없더군요. (모던아트 미술관엔 몇 점 있었습니다.) 아마도 루피노 타마요 재단 같은 데서 운영하는 현대미술 상설전시를 주로 하는 것 같더군요. 음향효과까지도 전시품에 속할만큼 특이한 미술작품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Bus Turistica 라는 2층짜리 시내 투어 버스를 타는 겁니다. 주말에는 차가 많이 막히기 때문에 오래 걸리긴 하지만 평일이나 아침에는 괜찮더군요. 미술관 사이를 오가다보면 차풀테펙 공원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데, 탈 것이 있는 놀이공원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과천경마공원이나 어린이대공원 같이 가족단위로 놀러가는 분위기의 유원지쯤 될 것 같네요. 워낙 나무들이 우거져서 밖에서는 안이 잘 보이지 않지만 막상 들어가보면 재밌는 구겅꺼리들이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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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르마 도로 양편 인도에 길게 늘어선 미술복제품들. 레메디오스 바로의 그림이 보인다.


공원 속 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을 한참 따라가면 나타나는 루피노 타마요 컨템퍼러리 미술관.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