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e Life2008. 12. 20. 06:26
잠든지 세 시간도 못되어 깨버렸다, 탈리가 침대에 오줌싸놓은 걸 뒤치닥거리 하느라고.

이불 걷어내고 침대시트를 벗겼더니 하얀 매트리스에 냄비뚜껑만한 자국이 펼쳐져있었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건데 하는 한숨만 나왔다. 마를 때까지 찌푸리며 기다리다가 안보이도록 무언가로 덮고서 잊어버리는 수밖에.

그런데 매트리스의 거의 같은 자리에 아주 오래전 똑같은 짓을 해놓은 자국이 있었다. 내가 그때도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한숨을 쉬었는지는 기억나질 않는다. 아마 지금처럼 탈취재를 깊숙히 스며들도록 아낌없이 뿌려댔겠지.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는 걸 알았을꺼고, 마르도록 아파하다가 시트와 이불을 깔아서 보이지만 않게 했겠지. 그리고 그 위에 시간을 덮어 결국 매일 여기서 잠들면서도 잊고 지낼 수 있었건만, 탈리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이친구에게도 기억이란 게 있구나. 고양이가 오줌 싼 걸 가지고 이렇게 궁상 떨고 있는 것처럼, 녀석도 한밤중에 불현듯 잊지 못하겠는 게 떠오른 게지. 눈만 가리면 잊어버리는 나보다 더 민감한 후각으로 옛 흔적을 찾아가서 결국 그 위에 또다시 울어버렸나보다.




잠지를 콱 묶어버릴까보다.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