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예매해둔 백건우 티켓 한 장을 취소해야 한다. 두장씩 예매하고 하루 전날 취소하는 게 대체 몇번째인지 모를만큼 나에게 흔한 일이지만, 백건우 콘서트는 한 장이라도 취소하기가 너무 아깝다. 그리고 취소하기 아까워지니 별게 다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지인들에게 "공짠데 볼 사람" 하고 물어보면 보겠다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백건우에 관심있는 게 아니라 액티비티에 관심있는 사람들 뿐이다. 그들중에는 심지어 본다고 해놓고 퇴근 전에 술약속 따위가 생기면 거기로 가버린 사람도 있었다. 끼리끼리 모인다던데 내 주변엔 왜 나 같은 사람이 없는 걸까.
나는 개인적으로 아는 뮤지션의 공연이나 혹은 공짜표를 주겠노라고 뮤지션이 초대를 해도 (어차피 비싼 표도 아니니) 내 돈 주고 가겠다고 하는 편이다. 그런 태도는 뮤지션이 마련한 무대의 가치를 인정해줄 기본적인 준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친분이 그에 대한 매너를 바꿔놓을 수는 없다. 거기에 같은 뮤지션에 대한 취향까지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내 지인들중에 단 한 명도 없다. 매너가 있어도 취향이 다르고, 그보다 흔하게 취향은 있지만 매너가 안된 경우는 많다. 결국 원망할 일은 아니란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난 두장씩 예매하고 하루 전날 취소하길 꾸준히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