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e Life2007. 6. 26. 17:13
전 잘 모르는 사람하고 있거나 잘 아는 사람이라도 할 말이 없으면 입을 닫는 편입니다. 상대방이 어색해함에 대해 굳이 배려하지 않아도 되는 대부분의 상황이라면, 억지로 가벼운 말들을 만들어내고 웃음 지어보이는 게 피곤해요.

건성으로 던졌기 때문에 대답도 건성일 수밖에 없는 그런 대화들, 건성으로 묻는 법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도 서툴러서 본의아니게 다른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 때도 있습니다. 방금 전에도 피상적인 대화를 장기로 하는 것 같은 여자분과 엘리베이터에서 단둘이 됐었는데, 그런 사람이란 걸 의식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부터 피했다가 다른 걸 탈까하는 생각도 해야했고, 결국에 잘지내냐는 말부터 식사 이야기와 본부 행사 참석에 대한 질문까지 "네", "네", "아니오" 라고만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좀 어색해지는 상황이 그렇게 못견딜만한 순간인지, 그냥 서로 어색한 거 잊어버리고 각자의 상념에 빠진 채로 내버려두면 안되는 건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기보다 사회생활 속에서의 습관이 되버린 걸 내가 따라해야 하는 건지...

그냥 날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어요.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