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al Mystery Tour/Turkey2008. 5. 1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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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공항에 도착한 밤, 끝내 예니카프 Yenikapı 선착장을 찾긴 했지만 부르사 Bursa 행 마지막 고속선을 놓치고 말았다.

공항과 연결된 악사라이 Aksaray 지하철(Metro)역은 악사라이 트램(Tram)역과 이름만 같을 뿐 기대했던 환승구간 따윈 없었다. 어둠과 낯설음 속에서 찾아간 악사라이 트램역에서 예니카프 전철(Train)역까지의 길은 그보다 더 어려웠다. 위에서만 바라보며 그려진 지도는 그 길이 찾기 쉬운 대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적당한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면 될꺼라 생각하게 만들었지만, 실제 그 대로에는 고가차도와 지하차도가 막고 있어 길 하나 건너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예니카프 선착장은 예니카프 전철역에서 눈에 보이는 정도의 거리였는데...... 하지만 결정적으로 가이드북에 써있던 부루사 행 IDO 쾌속선의 잘못된 막차 시각이 그렇게 어렵사리 찾아갔던 것조차 소용없는 짓으로 만들고말았다.

터키의 첫날밤을 부루사에서 보내려던 무리한 계획을 세웠던 나는 어딘가 주저앉고 싶은 피로를 느끼며 지금까지 헤맨 것 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해서라도 잘 곳을 찾아야 한다는 각오를 해야했다. 여행은 여행이 아닌 것으로 바꼈다, 그것이 잠시뿐이길 바라면서.

다음날 해뜨기전 새벽, 잠시 쉬게 했던 몸을 일으켜 숙소에서 가까운 잔쿠르타란 Cankurtaran 전철역으로 갔다. 그곳에서 예니카프 선착장으로 향하는 첫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전날 놓친 부루사행 계획을 최대한 가깝게 쫓아가기 위함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잔쿠르타란. 곧 해가 뜰 것처럼 바다 넘어 서광이 비치기 시작하고. 마치 일출인냥, 첫 전차가 이스탄불의 아침을 깨운다.

...여행이 시작된 거다.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