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요하네스버그행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리던 중 한 국 사람 셋을 만났다. 그중 둘은 교인내외로 봉사활동인지 관광인지를 가는 사람들이었고, 또 하나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아버지 사업을 돕는 건장한 20대 남자였는데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가 돌아가는 중이라했다. 13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가는 중에 그친구와 함께 노닥거리면서 갔다.
그친구가 말이 좀 많은 편이기도 했지만 나로써도 아프리카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들을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때 그가 한 말 중 기억에 남는 말 하나가 아프리카에서도 같은 민족 등쳐먹는 건 한국사람 뿐이라는 말이었다. 현지에서 듣던 것처럼 흑인들이 매우 위험하긴 하지만 그들은 자기들끼리는 헤치지 않는데 한국 사람들은 서로서로 믿을 게 못된단다.
몇해전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사람들에게도 사기를 치는 한국 사업가들에 대한 TV다큐가 떠올랐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릴 때쯤 그친구가 나에게 돈을 얼마나 가지고 가느냐고 은근히 물어오자 그조차도 경계를 하게 되는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 위험한 사람들이 득실득실하는 한국에서 속이는 사람보다 속는 사람이 더 바보 취급 당하는 걸 보면 얼마나 그런 한국인들에게 익숙해져있으면 그럴까 싶어 이땅에서 도망치고 싶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