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요하네스버그행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리던 중 한 국 사람 셋을 만났다. 그중 둘은 교인내외로 봉사활동인지 관광인지를 가는 사람들이었고, 또 하나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아버지 사업을 돕는 건장한 20대 남자였는데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가 돌아가는 중이라했다. 13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가는 중에 그친구와 함께 노닥거리면서 갔다.

그친구가 말이 좀 많은 편이기도 했지만 나로써도 아프리카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들을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때 그가 한 말 중 기억에 남는 말 하나가 아프리카에서도 같은 민족 등쳐먹는 건 한국사람 뿐이라는 말이었다. 현지에서 듣던 것처럼 흑인들이 매우 위험하긴 하지만 그들은 자기들끼리는 헤치지 않는데 한국 사람들은 서로서로 믿을 게 못된단다.

몇해전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사람들에게도 사기를 치는 한국 사업가들에 대한 TV다큐가 떠올랐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릴 때쯤 그친구가 나에게 돈을 얼마나 가지고 가느냐고 은근히 물어오자 그조차도 경계를 하게 되는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 위험한 사람들이 득실득실하는 한국에서 속이는 사람보다 속는 사람이 더 바보 취급 당하는 걸 보면 얼마나 그런 한국인들에게 익숙해져있으면 그럴까 싶어 이땅에서 도망치고 싶은 생각도 든다.

Posted by Lyle
Every little thing2006. 8. 25. 19:48

최근에 스타들이 전문가만큼 사진을 찍는다는 기사를 왕왕보곤 했는데, 그 중 배두나와 정종철 말고는 여타 취미가들이 그렇듯 그냥 흥미 수준일 것 같은다. 다른 사람들 다 아니라고 하고 배두나와 정종철만 심각한(?) 취미가로 인정하는 건 정종철의 경우 모델사진으로 꽤 알려진데다 실제 전시된 사진을 보기도 했던 이유고, 배두나는 그 좋다는 비싸다는 구하기 어렵다는 장비들을 쓰는 걸로 유명했기 때문.


배두나가 쓴다는 카메라들이 소문만이 아니었다는 증빙사진(?)을 마침 찾게 됐다. 사진에 보이는 카메라들 말고도 더 있는 걸로 알고는 있지만...

여하튼, 영화 '괴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때에 시기적절하게 그런 스타들의 사진취미 관련 기사들과 때를 맞추어 배두나가 사진집인지 여행기인지 수필집인지 다 섞어놓은 짬뽕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책을 냈고 상당히 잘 팔리고 있는 모양이다.

책을 본 사람의 말로는 배두나가 런던에 들고간 카메라들은 이렇단다.

Nikon FM3a
Leica M6TTL
Rolleiflex 2.8f
Contax G2
Polaroid SX-70
Ricoh GR1v

위 물건들 중 세개는 랜즈교환식이니 랜즈값까지 합친다면 어림잡아 700만원 정도를 들고다닌 샘. 그런데 저 많은 카메라들을 들고다녔을 수는 없겠고, 카메라 케디(?)를 동반한 채 본인은 가볍고 기분 좋게 폴짝폴짝 뛰어다니다가 "롤라이 주세요.", "라이카 주세요" 했을 것같다. 이 얼마나 고급스러우며, 그런 호화장비들을 뛰어넘는 고상한 취미란 말이냐.




















































































































































다행히도, 사진집에서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그녀의 사진을 본 사람들은 사진의 수준이 보통은 넘는다고 한다. 그나마 사진이라도 좋지 않았더라면 돈 많은 연예인이 사치스런 장비와 함께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질투심이 생겼을 수 있는데, 그것이 다행이라 함은 내가 배두나의 연예활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좋은 느낌이 해침을 당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다.

그런데 별로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은 없다. 연기자 배두나가 영화를 찍었다면 돈을 주고 봤고, 드라마에 출연했다면 역시 채널을 돌려 시간을 보냈을 수 있지만 그녀의 취미생활에까지 투자가치를 느낄 정도는 아니다. 다만 혹시 그녀가 누드집을 찍어 출간한다면, 그래서 사진집과 함께 패키지로 묶어서 판다면, 그때 살 생각이다.




Posted by L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