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 운동을 하려고, 날씨 예보를 봤더라면 챙기지 않았을지도 모를 운동화와 운동복을 가방에 넣어가지고 그저께 고향에 내려왔단다. 그런데 오늘도 어제도 부슬부슬 비가 내렸지. 막상 비내리는 걸 보고 의지가 좀 꺽이긴 했었는데, 오래전 누군가의 질문이 떠오르더구나.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있던 그는 내일 비가 내려도 행사가 열리는 지를 내게 물어왔어. 그가 갸우뚱 했던 대답이 나에게는 너무 당연했기 때문에 잠깐 할 말을 잃었던 기억이 나. 그 어떤 대회도 비 때문에 취소되진 않아. 비는 왠만큼 내려서는 달리기를 방해하지 않거든. 결국 그 생각이 나서 어제도 오늘도 부슬비를 맞으면서 달릴 수 있었단다.
평소에 나의 의지를 꺽는 유혹들이나 핑계들이 너무나 많아. 나 스스로도 그것들을 잘 못 이기는 편인데,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주로 하려고 하는 편이란다. 누군가 의지가 약하다면, 그 말은 의지를 필요로하는 그 일이 그 누군가에게 억지를 써야 할만큼 즐기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인지도 몰라. 그러니 지금 의지박약으로 괴로운 사람이 있다면 다른 일을 찾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억지를 써가며 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어려움만큼 보람이 크지도 못할테니까. 하지만 꼭 하고 싶은 일이고 그럴 가치가 있다면 다른 유혹들 앞에서 강해져야 하고, 핑계를 만들지 말아야 해. 다행히 그 일을 하고싶은 만큼이 다른 유혹들을 이겨내게 도와주기도 하고, 핑계를 만들 필요도 없게 하는 것 같아. 그러니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들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혹은 나를 후회하게 만들고, 핑계는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하더라. 왜냐하면 핑계는 스스로를 합리화 해버리고 다음번에도 또 반복할 수 있는 선례로 남아서 후회조차도 하지 않는 더 나약한 사람으로 만들거든. 유혹은 외부에서 오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미연에 차단해버릴 수도 있지만, 핑계는 마치 남이 만들어준 상황인 것처럼 말하곤하지만 기실 스스로 만들어낸 자기 합리화인 경우가 많아. 그래서 유혹보다 핑계가 더 위험해.
마라톤같이 시간이 많이 필요로하는 운동은 그 사이에 많은 유혹도 작용하지만, 핑계를 동반한 자기 합리화도 많이 만들어내게 되는 것 같아. 그런데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우리에게 마라톤을 준비하기 위한 편리한 시간과 상황으로 주어지지 않을 텐데, 그것들의 방해를 이겨내지도 못하면서 우리가 출발선에 서도 되는 걸까? 마라톤은 출발선에 서서 풀리지도 않은 운동화 끈에 조바심을 더해 묶으며 시작되는 게 아니라, 평소에 달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데서 시작이 된단다. 흔히들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는 건 인생이 고작 출발선에서부터 시작되는 이벤트 같은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걸 준비해온 훨씬 더 긴 시간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지.
시간과 장소가 달라져도 땀을 흘린 후에 시원하게 씻어낼 수 있는 상황만 된다면, 비가 약간 오더라도 그게 달리지 못할 핑계가 될 수는 없지. 더구나 그렇게 준비해온 사람이라면 겨우 비 때문에 대회가 취소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비 때문에 대회가 취소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 내가 잠시 말문이 막혔던 이유가 바로 그거야.
비속에서 달려보지 않고서는 그런 걸 모를 수 있어. 하지만 비가 내릴 때 달려볼 생각도 하지 않고서는 영영 알 수도 없단다.
평소에 나의 의지를 꺽는 유혹들이나 핑계들이 너무나 많아. 나 스스로도 그것들을 잘 못 이기는 편인데,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주로 하려고 하는 편이란다. 누군가 의지가 약하다면, 그 말은 의지를 필요로하는 그 일이 그 누군가에게 억지를 써야 할만큼 즐기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인지도 몰라. 그러니 지금 의지박약으로 괴로운 사람이 있다면 다른 일을 찾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억지를 써가며 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어려움만큼 보람이 크지도 못할테니까. 하지만 꼭 하고 싶은 일이고 그럴 가치가 있다면 다른 유혹들 앞에서 강해져야 하고, 핑계를 만들지 말아야 해. 다행히 그 일을 하고싶은 만큼이 다른 유혹들을 이겨내게 도와주기도 하고, 핑계를 만들 필요도 없게 하는 것 같아. 그러니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들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혹은 나를 후회하게 만들고, 핑계는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하더라. 왜냐하면 핑계는 스스로를 합리화 해버리고 다음번에도 또 반복할 수 있는 선례로 남아서 후회조차도 하지 않는 더 나약한 사람으로 만들거든. 유혹은 외부에서 오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미연에 차단해버릴 수도 있지만, 핑계는 마치 남이 만들어준 상황인 것처럼 말하곤하지만 기실 스스로 만들어낸 자기 합리화인 경우가 많아. 그래서 유혹보다 핑계가 더 위험해.
마라톤같이 시간이 많이 필요로하는 운동은 그 사이에 많은 유혹도 작용하지만, 핑계를 동반한 자기 합리화도 많이 만들어내게 되는 것 같아. 그런데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우리에게 마라톤을 준비하기 위한 편리한 시간과 상황으로 주어지지 않을 텐데, 그것들의 방해를 이겨내지도 못하면서 우리가 출발선에 서도 되는 걸까? 마라톤은 출발선에 서서 풀리지도 않은 운동화 끈에 조바심을 더해 묶으며 시작되는 게 아니라, 평소에 달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데서 시작이 된단다. 흔히들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는 건 인생이 고작 출발선에서부터 시작되는 이벤트 같은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걸 준비해온 훨씬 더 긴 시간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지.
시간과 장소가 달라져도 땀을 흘린 후에 시원하게 씻어낼 수 있는 상황만 된다면, 비가 약간 오더라도 그게 달리지 못할 핑계가 될 수는 없지. 더구나 그렇게 준비해온 사람이라면 겨우 비 때문에 대회가 취소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비 때문에 대회가 취소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 내가 잠시 말문이 막혔던 이유가 바로 그거야.
비속에서 달려보지 않고서는 그런 걸 모를 수 있어. 하지만 비가 내릴 때 달려볼 생각도 하지 않고서는 영영 알 수도 없단다.